원유 차단 않고, 해외 근로자 유지… "北이 核 포기할 강도 아니다"

    입력 : 2017.08.07 03:03

    [새 對北제재안 통과] 새 北제재안 무슨 내용 담았나

    - 美 "이번 세대 가장 혹독한 제재"
    철광석·석탄 수출 전면 금지, 납·수산물도 새로 禁輸 조치
    개인 9명, 단체 4곳 추가 제재

    - ICBM 발사 33일만에 신속 합의
    中 '北정권 유지 가능' 확신한 듯… 5차 핵실험땐 제재에 82일 걸려

    - 中·러 이행 여부가 관건
    접경 지역 밀무역 단속 안하면 어떤 강력한 제재 조항도 한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5일(현지 시각) 채택한 대북 제재결의 2371호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줄을 차단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북한이 민생 목적의 수출 등을 금수 대상에서 제외한 기존 제재의 빈틈을 이용해 석탄과 철광석 등의 수출을 늘려왔던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아예 주요 광물의 수출 자체를 금지했다. 작년 2억달러에 이르렀던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제재 효과로 북한은 매년 총 10억달러 정도의 외화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결 앞두고 만난 美·中 유엔대사 - 5일(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니키 헤일리(오른쪽)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류제이(왼쪽) 중국 대사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철광석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2371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이번 조치는 이번 세대의 가장 혹독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표결 앞두고 만난 美·中 유엔대사 - 5일(현지 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니키 헤일리(오른쪽)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대북 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류제이(왼쪽) 중국 대사에게 다가가 대화하고 있다. 이날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석탄·철광석 수출을 전면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2371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이번 조치는 이번 세대의 가장 혹독한 제재가 될 것”이라고 했다. /AFP 연합뉴스
    해상 통제도 강한 대북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유엔 회원국들의 제재 이행 여부를 관찰해온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대북 제재에 연루된 선박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여기서 지정된 선박은 유엔 회원국 항구에 입항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북한과의 신규 합작 투자와 기존 합작사업의 추가 투자도 금지된다. 이 조치에 따라 북한 광물과 수산물 등을 겨냥한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는 불가능해진다.

    해외여행과 자산동결 대상이 되는 대북 제재리스트에 추가로 올라가게 된 북한의 개인 9명, 단체 4곳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노동자 해외 송출을 주도하고 대형 조형작품을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에 수출해 온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 등이 추가되는 등 '정밀 타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비교적 강력한 제재가 포함됐음에도 제재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이뤄졌다. 줄곧 반대 입장을 보여온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7월 4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지 33일 만에 찬성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9일 북한이 감행한 5차 핵실험에 대한 안보리 제재결의 2321호가 채택되는 데는 82일이 걸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371호 주요 내용 정리 표
    그러나 중국이 이렇게 빨리 합의한 것은 '북한 정권 유지'라는 중국의 핵심 이익은 이 결의에도 지켜낼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온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은 이번 제재안에서 빠졌고,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파견된 5만명에 달하는 북한 근로자들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의 도발 이후 결의안이 나온 속도도 빨랐고 이번 제재의 내용도 예상보다는 강한 것이지만 이미 핵·미사일 완성단계에 접어든 상태에서 북한이 포기하게 만들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우려해 원유 중단은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원유가 들어가지 않으면 북한의 군대뿐 아니라 공장도 멈춰 서면서 정권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현재 북한에 공급되는 원유는 90% 이상 중국이 책임지고 있다. 중국은 연간 100만t의 공급량 중 절반은 무상 원조 형식으로, 절반은 상업 거래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이란 등도 일부 원유를 공급한다. 러시아가 '원유 차단'에 반대한 것도 북한에 원유를 수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동북아연구실장은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하지 않고 다른 제재를 해봤자 북한이 조금 타격을 입기는 하겠지만 결국 핵무기 고도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를 완료하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도 "(이번 제재를)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외교소식통은 이날 "미국이 '원유 공급 중단'을 카드로 다른 경제제재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의 양보를 상당히 받아낸 측면이 있다"고 했다.

    북한과 국경을 접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 무역의 92%를 차지하는 중국이 '고무줄 잣대'로 대북 제재를 엄격하게 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은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북·중 접경지대에서 이뤄지는 밀무역"이라며 "중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어떤 제재 조항을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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