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아파트와 닮은 불… 불난 이후는 달랐다

    입력 : 2017.08.05 03:02

    [두바이 86층 아파트 화재… 인명 피해 제로]

    80명 숨진 런던 그렌펠 타워처럼 불 잘 붙는 불량 마감재 썼지만 경보 제때 울려 주민 전원 대피

    4일 새벽(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86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토치 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해 40여개 층을 태우고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고 미 CNN이 보도했다. 이 건물에는 676가구가 살고 있었지만, 주민들은 화재 발생 즉시 지상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6월 14일 발생한 영국 런던 24층 아파트‘그렌펠 타워’화재 장면.
    지난 6월 14일 발생한 영국 런던 24층 아파트‘그렌펠 타워’화재 장면. 이 사고로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했다. /AFP 연합뉴스
    두바이 경찰은 현지 언론 '걸프뉴스'에 "불은 오전 1시쯤 건물 9층에서 발생했으며 불길이 건물 바깥 한쪽 벽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고 했다. 목격자들은 "화재로 떨어져 나간 건물 파편들이 아래로 떨어졌고, 차량 2대가 불탔다"고 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등을 급파해 오전 3시 30분쯤 불길을 잡았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불이 빠르게 번진 것은 지난 6월 80여명의 희생자를 낸 런던 서부의 24층짜리 고층 아파트 '그렌펠 타워' 화재 때와 마찬가지로 가연성(可燃性) 외장 마감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2015년 2월 한 차례 화재를 겪었던 마리나 토치 타워는 당시 불에 잘 타는 마감재 때문에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이 밝혀지자 작년 여름 난연성(難燃性) 소재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날 불은 영국 그렌펠 타워 화재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화재 예방 시스템이 잘 작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CNN 등은 분석했다. 화재경보기가 제때 울려 주민들이 화재 발생 사실을 곧바로 알 수 있었고, 소방 당국도 주민들을 빠르게 대피시켰다는 것이다. 또 불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방화벽도 제대로 기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렌펠 타워 화재 때는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데다, 불이 났을 때 집 안에서 대기하라는 대피 지침 때문에 인명 피해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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