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용 막사에서 쓴 中 지성 李澤厚의 철학서

    입력 : 2017.08.05 03:02

    '비판철학의 비판'
    비판철학의 비판 | 리쩌허우 지음 | 피경훈 옮김 | 문학동네 | 680쪽 | 3만5000원

    "나는 칸트 철학이 결국 제기하는 바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 즉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대명제라고 생각한다."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사상가 리쩌허우(李澤厚·87)는 문화대혁명의 끝물인 1976년, 탕산 대지진 직후 설치된 베이징의 지진 대피용 임시 막사에서 이 책의 초고를 완성했다. 3년 뒤 출간된 이 책은 중국 지성계의 20여 년 암흑기를 종결시킨 저작으로 받아들여진다.

    리쩌허우는 마르크스주의의 기초라고 볼 수 있는 독일 관념론의 뿌리, 칸트 철학으로 돌아가 변증법을 다시 해석한다. 칸트는 인간이 지닌 선험적 능력이 지성, 판단력, 이성이라고 했다. 그것이 경험보다 앞선다고? 실제로는 장구한 역사 속에서 문화의 계승을 통해 축적돼 온 인류의 능력이 개인에게 이식됐다는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청산 대상으로 여겼던 문혁기와는 달리 위대한 전통의 계승을 바람직하게 보게 된 중국의 인식 전환에 이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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