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86층 토치타워, 화재에도 사망자 '0'인 비결

    입력 : 2017.08.04 16:58

    불붙은 두바이 토치타워./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86층짜리 토치타워의 화재 원인으로 건물 외벽에 장착된 가연성 외장재가 지목되고 있다. 두 달 전 발생한 영국 24층짜리 아파트 그렌펠타워 화재와 같은 원인이다. 다만 토치타워의 인명피해는 '0명', 그렌펠타워는 '최소 80명'의 사망자를 냈다는 점에서 두 화재는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각) 오전 1시쯤 두바이 토치타워에서 큰 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두바이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고 현재까지 확인된 사상자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소셜미디어에서 공개된 토치 타워 화재 영상을 보면, 중간 층에서 발화한 불길이 건물 외벽 한 면을 타고 위로 빠르게 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방당국은 아직 화재 원인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외장재'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폴리에틸렌 패널에 알루미늄을 샌드위치처럼 덧대 만든 외장재는 가격이 저렴하고 보기에도 좋아 전세계 고층 빌딩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한번 불이 붙으면 건물 내부까지 불길이 번질 정도로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 6월 영국 그랜펠타워 화재 역시 가연성 외장재가 주 원인이었다. 그랜펠타워 화재 영상을 보면, 토치타워와 비슷한 모습으로 건물 외벽을 타고 불길이 번진다. 차이가 있다면 그랜펠타워는 불길이 위층 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번져서 건물 전체를 감싸 피해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영국 그렌펠타워./뉴시스

    화재 원인은 비슷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토치타워에 살고 있는 676가구 주민은 모두 대피에 성공했고, 그렌펠타워에 살고 있는 350여명의 주민 중에선 80여명이 사망했거나 여전히 실종 상태다.

    두 화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안내방송이다. 토치타워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모두가 잠든 새벽 1시였지만, 화재 경보가 울려 주민들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주민은 "자고 있었는데 알람 소리에 일어났다"며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가는 데 10분 정도 걸렸다"고 전했다. 반면 그랜펠타워 화재 당시엔 알람이 울리지 않았고, 이 때문에 주민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해 피해 규모가 커졌다.

    건물 설계에서도 차이가 있다. 1974년 완공된 그렌펠타워는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지 않은 낡은 빌딩이다. 2011년 완공된 토치타워는 방화벽으로 각 층과 가구를 나누는 화재 차단망이 설치돼 있었다. 화재차단망은 강철 및 콘크리트로 불길을 차단하는 방화벽을 포함해 소방수가 접근할 수 있는 비상 방화 통로 등으로, 불길이나 연기가 애초 발화된 공간을 벗어나지 않게 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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