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만 싣고 달리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입력 : 2017.08.04 03:02

    승객 급감… 외국인 30%뿐
    경영난에 가이드도 없애 정상적으로 노선운행 못해

    지난달 27일 동대문 정류소 앞에 서 있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승객은 1, 2층을 통틀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지난달 27일 동대문 정류소 앞에 서 있는 서울시티투어버스. 승객은 1, 2층을 통틀어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나주예 인턴기자
    서울시티투어버스는 도심 순환형 관광 버스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서울시가 2000년 도입했다. 현재 2개 업체가 주말·평일을 포함해 6개 노선(버스 21대)을 운행한다. 하지만 이용객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외면받고 있다.

    업체들은 경영난을 원인으로 꼽는다. 서울시는 2011년까지 시티투어버스 운영 업체에 운송비와 영업비 등 보조금을 지원했다. 2012년부터는 운영 업체가 차량 구입, 인건비, 연료비 등을 모두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그런데 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은 2014년 25만1000명에서 2016년 19만4000명으로 줄었다. 올해도 5월까지 6만6000 명만 이용하는 데 그쳤다. 하루 437명꼴이다. 버스 1대가 노선을 한 번 운행할 때 태우는 손님은 평균 4~5명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외국인은 전체 승객의 30% 정도에 불과하다.

    업체들은 운영 비용을 줄이려고 가이드를 없앴다. 일부 버스의 경우 외국어 안내 방송마저 일반 노선버스나 지하철보다 나을 게 없다. 버스 기사가 외국인들에게 영어로 명소를 소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난달 27일 동대문에서 시티투어버스를 탄 릴리안(63·말레이시아)씨는 청와대를 가리키며 "중요한 건물로 보이는데 방송 설명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다니엘 슈(21)씨도 "한 번에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는 것 말고는 장점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노선 환승이 안 되는 불편함을 지적하는 관광객도 있었다.

    서울시티투어버스의 요금은 노선에 따라 1만~1만5000원 선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년 적자를 보지만 지난 15년간 요금을 단 한 번 올렸다. 시가 요금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명물인 2층짜리 '빅버스(BIGBUS)'는 온라인으로 38.7파운드(약 5만8000원)짜리 표를 예매하면 이틀간 관광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12가지 언어로 녹음된 가이드를 들을 수 있다. 또 3개 노선을 자유롭게 환승하며 이동할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시티투어버스도 37유로(약 4만9000원)를 내면 이틀 동안 100곳이 넘는 파리의 명소를 노선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환승하며 다닐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10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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