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촌 오거리 살인 사건' 16년만에 누명 벗은 30대, 형사보상금 8억 중 10% 기부

    입력 : 2017.08.03 11:49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렸다가 16년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은 최모(33)씨가 형사보상금으로 받은 8억 3000여만원 가운데 10%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 사건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이끌어 낸 박준영 변호사는 "최씨가 형사보상금 가운데 10%를 사법 피해자 조력 단체와 진범을 잡는 데 도움을 준 황상만(63) 전 군산경찰서 형사반장에게 각각 5%씩 기부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2016년 11월 17일 광주고등법원에서 열린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최모씨가 어머니와 함께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황 반장의 열정과 도움으로 최씨에 대한 무죄를 빨리 이끌어낼 수 있었다"라며 "이번 기부를 통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지난달 24일 살인사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최씨에 대한 형사보상금액을 8억3000여만원으로 결정했다. 형사보상법은 구속 재판을 받다가 무죄가 확정된 경우 구금일수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무죄 판결이 확정된 해의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적용해 구금일수만큼 형사보상금을 지급한다. 이 법 시행령은 보상의 한도를 최저임금 액의 5배로 규정하고 있다.

    최씨(당시 15세)는 지난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7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최씨는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 유씨와 시비가 붙었으며 이 과정에 욕설을 듣자 격분, 오토바이 사물함에 보관 중이던 흉기로 유씨를 수 회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최씨는 항소해 2심에서 5년이 감형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최씨는 상고를 취하해 10년을 복역한 뒤 2010년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최씨는 "경찰의 폭행과 강압에 못 이겨 허위자백을 했다"며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11월 광주고법 제1형사부는 "검찰이 확보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무죄가 선고된 지 불과 4시간 만에 진범 김모(36)씨를 체포, 법정에 세웠다. 김씨는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 받았으며, 현재 "나는 살인을 하지 않았다"라며 항소한 상태다.

    한편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배우 강하늘과 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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