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예정된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행사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 여파로 최소화될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의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에도 중국은 '사드를 철회하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한국이 무슨 얘기를 해도 중국 측의 반응이 싸늘하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규모의 수교 기념행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일단 전례에 따라 베이징에서 중국 정부 인사들을 초청하는 '수교 25주년 기념 리셉션'을 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은 누가 참석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 후 양국은 5·10·15·20주년에 맞춰 여러 외교·문화 행사를 열어 수교일을 기념했다. 특히 한·중 관계가 좋았던 2012년 8월 주중 한국 대사관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수교 20주년 기념 리셉션'에는 차기 주석 내정자였던 시진핑 당시 국가부주석이 참석해서 2시간 내내 머물렀다. 시진핑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리셉션 장소가 호텔에서 베이징 인민대회당으로 격상됐고, 양제츠 당시 외교부장과 왕자루이 당시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 장관급 8명을 포함해 중국 고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었다.
하지만 지난주 한국 정부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발표 이후 양국 관계가 더 냉각됐기 때문에, 중국은 이번에는 우리 대사관 행사에 실무급 직원만 보낼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주중 한국 대사관 리셉션에 중국이 고위 인사를 보내지 않을 경우, 상호주의에 따라 주한 중국 대사관이 서울에서 여는 리셉션에도 우리 측 고위 인사를 보내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한때 수교 25주년에 맞춰 한·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검토됐었으나,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중은 (10월 말) 중국의 19차 당대회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