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 파견됐던 검사 출신들이 대거 중용되고 있다.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던 김영문 변호사가 지난 30일 관세청장에 임명됐다. 주로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가던 자리다. 김 청장과 같은 시기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성윤 검사도 검사장급인 대검 형사부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된 신현수 변호사, 국정원 감찰실장이 된 조남관 검사도 노무현 청와대에서 사정비서관과 행정관을 지냈다.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할 때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이다.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은 정치 검찰을 제도적으로 양성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표적인 폐단 중 하나였다. 현 정권도 야당 시절 이를 비판했고 지난 2월엔 검사 파견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그런데 정권을 잡은 뒤엔 청와대 파견 검사들을 드러내놓고 챙기고 있다. 검사 청와대 파견도 '내로남불'이다. 이를 지켜보는 검사들이 '정치 중립'을 생각하겠나, 아니면 청와대 밑에 줄을 서야 한다고 생각하겠나.
외교안보수석 격인 안보실 남관표 2차장은 노무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었다. 청와대 이정도 총무비서관,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김우호 인사비서관도 행정관 출신이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 권덕철 복지부 차관, 심보균 행정자치부 차관도 당시 비서관이나 행정관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2기'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