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히잡 위에 베레모… 아프간 女전사들

    입력 : 2017.08.01 03:02 | 수정 : 2017.08.01 07:20

    육사 출신 女장교 첫 배출 "내 가족 죽인 탈레반에 복수"

    지난 27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올해 졸업식이 열렸다. 아프간 육사는 '카불의 샌드허스트(영국 육사)'라고 불리는 곳으로, 영국 군사고문단 소속 교관에게 4년간 훈련을 받는다. 이날 아프간 생도 352명이 장교로 임관해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개중에는 히잡(머리카락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의복) 위에 베레모를 덮어쓴 여성 생도 10명도 포함돼 있었다. 아프간 육사 감독관인 영국군 찰리 허버트 소장은 이날 연설에서 "아프간 사상 처음으로 육사 출신 여성 장교가 오늘 탄생했다"면서 "이들은 지난 4년간 다른 남성 생도와 마찬가지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육군사관학교의 여성 생도들이 수도 카불 외곽의 훈련장에서 영국 여성 교관의 지도 아래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육군사관학교의 여성 생도들이 수도 카불 외곽의 훈련장에서 영국 여성 교관의 지도 아래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데일리메일
    이슬람원리주의 영향을 받은 아프간에서 여성은 외출할 때 히잡이나 눈동자도 보이지 않게 온몸을 가리는 '차도르'를 착용한다. 교육을 받을 권리와 사회 활동 등도 제한된다. 이번 졸업자 중에도 육사 입학 전 차도르를 쓰고 다녔던 여성이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프간 육사가 금녀의 문을 허문 것은 지난 2013년이다. 여성 테러범이 늘어나면서 이들에게 맞설 고급 장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앞서 임시 교육과정을 거쳐 일부 여성 장교와 병력을 뽑았지만, 역부족이었다.

    BBC에 따르면, 육사에 지원한 여성의 상당수가 이슬람원리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에 남편과 자식을 잃은 사람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졸업한 여생도 카흐라 아흐마디는 탈레반에 조카를 잃고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가 무서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테러단체와 싸울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아프간군은 2023년까지 여군 수를 전체 병력의 10%인 2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나라정보]
    아시아 중남부지역에 있는 내륙국가 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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