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미술 거장 한자리서 만난다

    입력 : 2017.07.31 16:41

    20세기 초반 한국화단을 주도했던 작가에 속하는 오지호 화백. 그가 남긴 작품 '추경'.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전
    ‘남도가 낳은 예술가들’ 개막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이 근·현대 한국 미술을 이끌었던 광주·전남 출신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남도가 낳은 예술가들’이라는 주제로 지난 달 27일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막을 올린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 초반 우리 화단을 주도했던 대표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작가는 강용운, 김영중, 김환기, 배동신, 손재형, 양수아, 오지호, 정운면, 천경자, 허건, 허림, 허백련(이상 가나다 순) 등 12명.

    공재 윤두서의 영향을 받은 소치 허련(許鍊·1809~1892)은 조선 후기 남종화 장르를 개척했고, 그를 계승해 의재 허백련(1891~1977), 남농 허건(1908~1987), 임인 허림(1917~1942) 등은 새로운 전통 회화를 창출했다. 의재는 전통 남종화 정신과 기법의 철저한 계승을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심화시켰다. 남농은 남종 산수화의 맥을 이어 특유의 향토성 짙은 화풍을 구축했으며, ‘남농식 송수법’이라 불리는 독특한 소나무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인은 전통 화단에 서양화적 시각과 일본화 기법 도입을 토대로 호남 화단에 새로운 영향과 자극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강 정운면(1906~1948)은 남종화 전통이 강한 광주 화단에서 특유의 자유분방한 필치로 개성적이고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으며, 천경자(1924~2015)는 전통 동양화 기법에서 벗어나 여인의 꿈과 고독을 환상적 색채로 구사해 독창적 예술세계를 이룩했다고 전시 기획자는 말한다. 소전 손재형(1903~1981)은 예서·전서를 바탕으로 한글 서체인 소전체를 만들어 서예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오지호(1905~1982), 양수아(1920~1972), 강용운(1921~2006), 배동신(1920~2008) 등은 해방 후 고향에서 활동하며 남도의 서양 미술을 이끌었다. 오지호는 남도의 자연풍광을 바탕으로 구상주의 회화를 이룩했고, 양수아와 강용운은 남도에서 추상 미술 활동을 전개했으며, 배동신은 단순하고 담백한 수채화로 자신만의 독창적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김환기(1913~1974)는 동경과 전남 신안, 서울, 파리, 뉴욕에서 한국적 서정주의를 바탕으로 추상 미술을 추구했으며, 우호 김영중(1926~2005)은 한국적 조형성의 개념과 조형 양식의 확립을 위한 지속적 노력으로 한국 현대 조각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고 기획자는 소개했다.

    홍윤리 학예연구사는 “일제와 분단, 한국전쟁, 산업화와 현대화 등 격변기 역사 속에서 이들 작가는 한국의 정체성과 현대화를 끊임 없이 고민했다”며 “남도 특유의 감성과 문화를 바탕으로 수려한 자연과 따뜻한 정경, 강렬한 생명력을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남도 문화의 속살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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