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은 지성·야성·상상력 가져야"

조선일보
입력 2017.07.29 03:00

저널리즘과 프래그머티즘
저널리즘과 프래그머티즘

임상원 지음 | 아카넷 | 438쪽 | 2만6000원

"나는 어떤 칼럼을 쓸 때 그 문제에 대한 완벽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쓰는 것이 아니다. 그런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은 지적 오만이다."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이 70세 기념 강연에서 한 이 말을 저자는 미국의 프래그머티즘(실용주의) 사상가 리처드 로티의 말과 연결한다. "프래그머티즘은 세속적이고 평범한 일상의 문제를 풀고 치료하는 철학이다." 저널리즘과 프래그머티즘 모두 하늘이 아니라 이 땅의 이야기라는 말이다.

저자는 고려대 명예교수이자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낸 학자다. 그는 존 듀이와 리처드 로티의 프래그머티즘 속에서 저널리즘의 나아갈 길을 발견한다. "자유주의 사회의 저널리즘은 거창한 토대주의(확실한 기초에 의존하는 인식론)적 근거나 형이상학적 관념·이론이 아니라 우리들 삶의 작고 구체적인 경험들 속에서 태어나 성숙한다"고 짚는다.

이것은 하나의 거대 이념이나 담론의 틀을 지니고 모든 것을 용광로처럼 통합하려는 언론의 계몽주의적 속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이어진다. 로티는 자유주의 유토피아가 우리 삶의 모든 측면을 단 하나의 비전을 통해 서술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통합'보다는 '연대(連帶)'가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연대란 인간성에 대한 성찰이 아니라 '고통받는 낯선 타인들을 우리와 마찬가지 존재로 볼 수 있는 상상력'이다.

이것을 저널리즘에 적용한다면? 독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한 사실 보도와 분석에 그칠 게 아니라 더 나은 자유민주주의 사회로 진보하기 위해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저널리즘이 로티 사상의 핵심인 지성, 상상력, 야성(두려움 없는 담대한 사고)을 지니고 구체적이며 일상적인 삶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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