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표적 증세' 3조8000억… 한국당 '선심 감세' 12조2000억

    입력 : 2017.07.27 03:03

    [한국당, 與증세에 '담뱃세 인하·반값 유류세' 맞불… 포퓰리즘 경쟁]

    - 한국당 "서민 부담 경감 차원"
    "담뱃값은 4500원→2500원으로… 2000㏄ 이하 車는 유류세 절반"

    - 민주당 "정치공작 그만 해라"
    "담뱃값은 자기들이 올려놓고… 증세 효과 깎아내리려는 꼼수"

    자유한국당이 담뱃값을 현행 45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리는 내용의 담뱃세 인하와 서민 대상 '반값 유류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이 초대기업, 초고소득자에 대한 '표적 과세'를 추진하자 '서민 감세'로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세제 개편과 관련한 여야의 잇따른 즉흥적 논의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양측 모두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26일 본지 통화에서 "담배 가격을 4500원에서 2500원으로 2000원 내리는 법안을 정책위 차원에서 준비했다"며 "서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홍준표 당시 후보가 공약했던 사안"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담배 가격을 2000원 내린 뒤 2년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점진적으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세법 개정안을 윤한홍 의원 대표 발의로 이날 국회에 냈다. 여기에 한국당은 배기량 2000㏄ 이하 전 차종에 대해 유류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법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여야 세제 개편안 세수 효과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감세가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증세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맞불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른 야당 관계자는 "한국당은 원칙적으로 증세를 반대하는데, 정부가 그중에서도 '부자'에 표적을 맞춘 증세를 추진하면서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밀렸던 게 사실"이라며 "별다른 협상 카드가 없었던 한국당이 자체적으로 협상용 카드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여당에서도 담뱃세·유류세 인하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담뱃세 인상을 반대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1월 발간한 대담집에서 "담배는 우리 서민들의 시름과 애환을 달래주는 도구이기도 한데, 그것을 박근혜 정권이 빼앗아갔다"며 "담뱃값은 물론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간접세는 내리고 직접세는 올려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국당의 담뱃세 인하안에 대해 "한국당의 정치 공작"이라는 입장이다. 추미애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이 자신들이 올린 담뱃세를 이제 와 내리자는 건 자신들이 내세운 인상 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음을 실토하는 것"이라며 "세금 문제는 국민 생활의 민감한 문제로 정치권은 진중하고 정직한 자세로 세금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했다. 담뱃세 인하가 실현되면 5조원의 세수 감수 효과가 발생해 초대기업, 초고소득층 증세 효과 3조8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여기에 한국당이 제안한 유류세 절반 인하로는 세수가 7조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에서는 이 때문에 "증세 효과를 어떻게든 깎아보려는 한국당의 꼼수"라고 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추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억~5억 구간 소득세율도 올리는 것을 세법 개정 논의 시 포함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정부·여당의 증세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세제 개편을 둘러싼 여야의 맞불 작전을 두고 경쟁적 포퓰리즘의 폐해가 드러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은 초대기업, 초고소득자를 겨냥한 증세를 '착한 증세' '명예 증세'로 이름 붙이며 "국민의 정책 지지도가 높다"고 해왔다. 이에 한국당도 "담뱃값 인하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높다"고 하고 있다. 여당은 세금 인상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절대다수의 국민을 이용하고 있고, 한국당 역시 '세금 깎아주는 데 싫어할 사람 없다'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외국어대 이정희 교수는 "여야 모두 정치적으로 정책에 접근할 게 아니라 치밀하고 철저한 분석으로 신중하고 실증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갑자기 증세·감세 얘기를 하는데, 포퓰리즘이고 무책임한 정책 제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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