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소리부터 낮추세요, 가야금이 확 살아납니다"

조선일보
  • 김경은 기자
    입력 2017.07.27 03:03

    '국악계의 K팝스타' 경연대회 심사위원 맡은 남궁연·계성원

    "국악도 손님인 관객들이 짜다고 하면 짠 거예요. 변해야죠. 근데 1990년대부터 대중음악과 결합했지만 정작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속 태평소나 대금과 장구를 넣은 신해철의 '인투 디 아레나' 정도를 제외하면 큰 화제를 일으키지는 못했죠. 저희는 거기에 칼을 대는 겁니다."

    드러머 남궁연(50)과 작곡가 계성원(47)이 신진 창작 국악인을 뽑는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다음 달 26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21C 한국음악프로젝트 경연대회'가 무대다. 국악방송(사장 송혜진)이 전통 국악에 대중음악을 혼합한 창작곡과 연주팀을 선발하기 위해 2007년부터 열고 있는 국악계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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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연(오른쪽)과 계성원은“살사, 룸바, 차차차 리듬은 남미에서 생겨났지만 세계의 사랑을 받는다”며 “동서양 뮤지션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국악의 자진모리, 굿거리 장단을 쓰는 날을 꿈꾼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올해는 11회째를 맞아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를 지내고 '풀림앙상블' 밴드에서 더블베이스를 연주하는 계성원과 공연 연출에서 잔뼈가 굵은 남궁연이 예술감독으로 참여해서 뼈 아픈 조언을 해준다. 양현석·유희열·박진영이 참가자들을 품평했던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를 차용한 방식이다. 계 감독은 "지금까지 단순한 소재 정도로 섞여 있던 양악(洋樂)적 요소들을 손보고 다듬어서 더 완성도 높은 '젊은 국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달 초 두 사람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스무 팀을 만나 연습실에서 함께 작업했다. '평소 연습실을 맘껏 쓸 수 없어서 아쉬웠다'는 참가자들 말에 이들은 2박 3일 워크숍을 포기하는 대신, 그 비용으로 홍대 앞 연습실을 빌렸다.

    이들은 "대중음악과 국악이 만나 잘 안 되면 무조건 '대중음악은 재미있는데 국악이 고루해서 잘못'이라고 보는 건 문제"라고 했다. "스무 살에 국악 하는 사람은 초·중·고 내내 국악을 했어요. 국악의 음악적 수준이 결코 낮지 않은데도 대중음악에 갖다 얹는 조미료나 양념 정도로만 생각하니 얄팍한 배경음악(BGM)만 양산된 거예요. 오히려 대중음악을 약간 손보면 국악이 확 살아나요."

    남궁 감독은 드럼 소리부터 낮추라고 했다. "가야금과 드럼이 만났는데 드럼을 때려부수듯이 치면 가야금 소리가 들리겠어요?" 계 감독은 새로운 음악적 요소를 추가하기보다는 버리고 덜어내는 데 집중했다. "좋은 작품은 필요한 소리에 필요한 연주만 하는 법이에요. 쓸데없이 복잡하면 연주하기 힘들고, 대중은 '뭔 소리야?' 갸웃해요."

    남궁 감독은 후배 음악가들에게 이렇게 쓴소리를 했다. "공연장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카페나 광장 등 길바닥에서 노래하는 뮤지션들처럼 대중이 자기 음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발전합니다."

    [인물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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