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세균, 혈관 타고 온몸 돌며 만병 일으킨다

  • 황정빈 닥터맥스픽스 신세계치과의원 원장

    입력 : 2017.07.25 03:03

    [황정빈 원장의 건강의 위기, 치과의 경고]

    황정빈 닥터맥스픽스 신세계치과의원 원장
    황정빈 닥터맥스픽스 신세계치과의원 원장
    기원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썩은 이를 뽑는 것으로 관절염과 피부 건선 그리고 불임과 같은 질환을 치료했다고 한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였던 그가 썩은 치아를 뽑아서 질병을 치료했다는 자료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실제로 필자의 치과에서도 피부 건선이나 아토피가 심했던 환자가 병든 치아들을 뽑은 후 피부 질환이 상당히 개선되는 경우가 있었다.

    1600년대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치아 건강이 좋지 않았다. 합병증으로 소화기병, 치질, 중풍 등이 있었다고 한다. 썩은 치아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소르본대학의 이론에 의해 당대 최고의 의사는 국왕의 건강을 위해 왕의 치아를 몽땅 뽑아 버렸다. 이후 실제로 루이 14세는 동시대 다른 프랑스 왕들보다 장수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도 치통으로 고생했지만, 이 뽑는 것을 두려워했다. 마취제가 없었기에 발치는 두렵고 상당히 아팠을 것이다. 당시에는 치아를 뽑고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그 후 1700년대에는 치아를 뽑지 않고 치통을 없애는 기술이 등장했다. 예를 들면 진통 효과가 있는 아로마 오일을 썩은 치아 내부에 사용하는 것은 물론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납으로 덮거나 뜨겁게 달군 기구로 신경을 지지고 혹은 아예 그 치아의 신경 자체를 제거하기도 했다.

    심지어 신경을 죽이기 위해 비소와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각종 독극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썩은 치아의 원인인 세균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지만 일시적 혹은 장기간 치통을 완화해줘 환자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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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 중인 황정빈 원장 모습. / 닥터맥스픽스 신세계치과의원 제공
    1870년대 로버트 코흐에 의해 세균이 질병의 주요한 원인임이 알려지면서 치통을 없애려 독극물을 치아에 넣기도 했다. 하지만 독극물을 넣은 치아에서도 세균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그 후 썩은 치아가 병을 유발하는 세균의 배양 소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러한 치료 방식은 1890년에서 1930년대에 외과 의사 윌리엄 헌터에 의해 패혈증, 악성 빈혈, 위염, 대장염, 발열, 우울증, 모든 신경병변, 류마티스, 신장병의 원인으로 주장됐다.

    한편, 1995년 이후 생물학과 의학은 DNA 분석 기술과 미세한 단백질 분자들의 분석을 통해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를 통해 좀 더 구체적으로 구강 세균에 의한 전신 질환의 발병 경로와 과정을 이해하게 됐다.

    구강 내 세균들은 위험한 세균과 그렇지 않은 세균으로 구분된다. 위험한 세균은 잇몸이나 썩은 치아 또는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조립형 임플란트 인공 구조물에서 서식하다 잇몸의 혈관을 통해 우리 몸 곳곳에 퍼진다. 그런데 이 위험한 세균이 치매, 알츠하이머, 녹내장,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지방간, 당뇨, 고지혈증, 동맥 경화, 유방암, 간암, 폐암, 전립선암, 췌장암, 피부 건선, 강직성 척추염, 골다공증 등 거의 전신에 세균이 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다음 편부터는 구체적으로 개별 질환에 구강 세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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