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 사법부 장악 시도에… 바웬사도 나섰다

    입력 : 2017.07.24 03:04

    노벨상 받은 민주화 운동 주역, 고향 그단스크서 열린 집회 참가
    "입법·행정·사법 권력분립 지켜야"

    폴란드 집권 여당이 정부·의회가 각급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도록 하는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키면서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BBC 등 외신들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특히 198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폴란드 민주화 운동의 주역인 레흐 바웬사(74) 전 대통령도 이날 집회에 참가해 "집권 여당이 사법권마저 장악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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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 시각)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이 항구 도시 그단스크에서 열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위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폴란드 전역에선 집권당의 사법부 장악 시도에 반대하는 시민 수만명이 평화 시위를 벌였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자유노조를 결성해 공산 정권과 맞서는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다. 그 공로로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90년 폴란드 대통령에 당선됐다. /AP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하원은 지난 20일 대법원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정부가 갖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날 상원도 이 법안을 가결했다. 폴란드 하원과 상원은 모두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법과정의당은 이달 중순 '법관추천위원회' 위원은 의회가, 각급 법원장은 법무장관이 임명하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들은 안제이 두다 대통령의 최종 서명을 남겨두고 있다. 이 법안들이 시행될 경우 현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이 사법부에 대한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폴란드 정부의 사법부 통제 강화 법안들이 잇따라 의회를 통과하자 수도 바르샤바 등 폴란드 전역에서 수만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항의 집회·시위를 열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그단스크에서 열린 집회에서 "입법과 행정, 사법의 권력 분립은 폴란드 민주화 운동의 가장 중요한 성취"라며 "이 성취를 지키기 위해 우린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연합(EU)은 폴란드가 법안을 강행할 경우 각종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최악의 경우 폴란드가 EU 회원국 투표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폴란드 정부는 "1989년 민주화 이후에도 법원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며 "법원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위해 사법 개혁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나라정보]
    2004년 유렵연합에 가입한 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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