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이 물에 잠긴 이유는… 물폭탄? 댐 방류?

    입력 : 2017.07.22 03:09 | 수정 : 2017.07.22 09:30

    농민들 "댐 수위 조절 못해 수해"… 水電소장, 논란 후 자살 추정 사망
    괴산수력 "규정대로 방류했을 뿐", 소장 주변 "비 예보만 빨랐어도…"

    지난 20일 오후 12시 10분쯤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수력발전소 건물 2층 옥상에서 발전소 소장 김모(59)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6일 충북 지역에 3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이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한 지 닷새째 되는 날이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의 자살 여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주변에선 "김씨가 최근 '발전소 댐 수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홍수가 났다'는 논란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16일 내린 비로 남한강 지류인 달천(達川)이 범람하면서 괴산 칠성면 일대 일부 가옥과 논밭이 물에 잠겼다. 일부 주민들은 "달천의 괴산댐이 장마를 대비해 물을 미리 빼는 등 수위 조절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방류를 하면서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숨진 김씨 역시 주민들에게 이런 항의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괴산댐을 관리하는 괴산수력발전소는 "규정에 따라 방류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수력 발전(發電)을 하는 괴산댐은 규정상 수위를 131.6~134m로 유지한다. 그 구간을 벗어나면 발전을 하기가 어렵다. 지난 16일 오전 5시 이전 수위는 134m였다.

    16일 새벽 폭우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오전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45㎜ 비가 쏟아졌다. 낮 12시쯤 수위는 댐 한계치인 135.7m(만수위)를 넘어섰다. 그러자 댐은 수문 7개를 최대로 열었다. 그 물이 하류 지역을 덮치면서 홍수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미 폭우가 예고된 상태였기 때문에 수위를 134m 아래로 유지했으면 그렇게 많은 물을 방류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발전소 측은 "하루 전이라도 200~300㎜ 폭우가 쏟아진다는 예보가 있었다면 댐 수위를 조절했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16일 오전 5시 50분이 되어서야 기상청으로부터 호우주의보 발령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폭우 예보를 들었을 때는 이미 대비하기 늦었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충북 청주 쪽에 막혀서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숨진 김씨 주변에서는 "기상청 예보만 정확했어도…"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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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마가 할퀸 청주는… 폭염·전염병과 사투 중… 중장비 사이로 방역 - 21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운암2리 마을에서 보건소 직원이 무너진 집을 철거하기 위해 동원된 중장비들 사이로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사진 왼쪽). 다리 난간에 널린 빨래 - 주말 쏟아진 폭우로 큰 피해를 본 충북 청주시 운암2리 마을에서 21일 한 주민이 다리 옆에 우두커니 서 있다. 다리 난간에 주민들이 말리기 위해 내놓은 이불들이 보인다. 교각 아래에는 폭우에 쓸려 내려온 나뭇가지들이 뒤엉켜 있다(사진 오른쪽). /신정훈 기자
    홍수 피해를 입은 청주 지역에서는 수재민들이 전염병, 식중독과 또 다른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내려 수은주가 34.3도까지 올라갔다. 이날 찾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운암2리 마을은 온갖 쓰레기와 진흙더미로 뒤덮여 있었다. 이 마을은 지난 16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에 잠겼다. 마을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더미들은 무더위 속에 썩기 시작하고 있다.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와 모기가 들끓었다. 상당보건소에서 방역을 담당하는 박문형씨는 "수해 지역마다 복구가 한창이라 방역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며 "방역 인력이 들어갈 수 없어 그냥 돌아서야 하는 곳도 있다. 여기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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