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침수차량 1300대… "10대중 3대, 경찰 제지해도 통제구역 가더라"

    입력 : 2017.07.21 03:04 | 수정 : 2017.07.21 08:56

    물난리 차량피해 왜 많나 봤더니

    충북 청주시엔 지난 16일 기록적인 집중 호우가 쏟아졌다. 경찰은 오전 7시 무렵 시간당 90㎜의 물 폭탄이 쏟아지자 흥덕구 서청주교 사거리, 솔밭공원 사거리 등 침수가 예상되는 시내 곳곳 도로를 통제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이 "집이 코앞이다. 5분이면 가는데 비켜달라" "이 정도 비로는 차가 잠기지 않으니 길을 터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 식으로 통제구간에 차를 몰고 진입했다. 서청주 나들목(IC) 부근에서만 시동이 꺼져 물에 잠긴 차량이 20여대였다. 이날 청주 시내 도로와 지하주차장에서 침수된 차량은 1300여대에 달했다. 보험 5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900여건이며, 예상 피해 규모는 8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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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청주시의 한 공터에 보험사가 견인해 옮겨 놓은 침수차가 주차돼 있다. 지난 16일 청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차량 1300여 대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신현종 기자
    '내 차는 괜찮겠지'라는 안전 불감증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무릎 위까지 물이 차올라 오전부터 교통을 통제했는데도 차량 10대 중 3대쯤은 통제구간으로 들어가더라"며 "장대비가 쏟아져 지나는 차량을 모두 막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시외 지역에서도 경찰의 통제를 따르지 않아 피해를 본 사람들이 많았다. 청주에서 조치원으로 향하는 강내면 탑연삼거리인근 하상도로에는 어른 키만큼 물이 차 올랐다. 그런데도 택시·승용차 10여대가 경찰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 길을 통과하려다 발이 묶였다. 청주에 사는 이모(34)씨는 "조치원으로 가는 길이 이 도로밖에 없다 보니 운전자들이 무리를 한 것 같았다"고 전했다.

    침수가 명확히 예상되는 곳이나 경찰이 통제한 구간에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피해가 생기면 차주가 대부분의 손해를 감당해야 한다. 보험사는 이런 경우 고의나 중과실에 따른 사고로 판단해 보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휴대폰으로 차가 잠기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통제 구역을 걸어가다 사고가 난 경우도 있었다. 지난 8일 충북 진천에서는 두 사람이 의용소방대원의 만류에도 홍수로 하천 물이 불어난 구간을 건너다 급류에 휩쓸리는 일이 있었다. 폭우 속에서 등산을 하거나 계곡에 놀러 가 조난을 당하는 사고도 매년 반복된다.

    지난 11일엔 강원지역에 이른 새벽부터 호우특보가 내려졌는데도 서울지역 산악회원 오모(61)씨 등 12명이 등산을 강행하다 계곡에 고립돼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지역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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