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환승했는데 짐이 안왔다"…수하물 분실 최악의 유럽 공항은?

  • 이경민
    입력 2017.07.20 11:31

    /조선DB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A(31·여)씨는 인천공항 직원으로부터 “수하물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수하물로 부친 여행 가방 속에는 부모님께 드릴 선물과 여행지에서 산 옷가지 등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귀국한 지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도 소식이 없자 항공사에 보상 여부를 문의한 A씨는 또 한번 가슴이 내려앉았다. 가방 속에 어떤 물품이 들어있는지를 증명하는 경우에만 보상받을 수 있으며, 보상금도 실제 물품 가치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사이에서 수하물 분실 및 지연 사고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설마 나한테 그런 일이?’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분실에 대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막상 사고를 당하면 크게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가방 잃어버릴 확률, 얼마나 될까?

    최근 해외 여행자들의 정보 교환을 위한 포탈 사이트 여행 카페에서는 귀국 후 수하물을 찾지 못했거나 여행지에서 수하물이 지연 도착해 여행을 망쳤다는 사연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지난 5월 말 유럽여행을 떠난 한 4인 가족도 인천에서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에 도착했지만 어쩐 일인지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 짐이 실리지 않아 여행 가방을 받지 못했다. 수하물은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이동해야 하는 날에야 가까스로 찾을 수 있었지만, 이탈리아에서의 일정은 온가족이 내내 우울하게 보내야만 했다.

    글로벌 항공기술회사 SITA의 ‘2017년 수하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승객 1000명당 분실 수하물은 5.73개 꼴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마나 지난 10년 새 분실물 발생 건수가 70% 감소해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상황이 좀 다르다. 아시아 지역 수하물 분실건수는 1000명 당 1.81건으로 가장 낮고, 북미 지역도 2.7건으로 낮은 편이지만, 유럽 지역 공항에서의 분실 건수는 8.06건으로 1%에 육박한다.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유럽 여행지에서는 생각보다 높은 확률로 짐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파리 샤를드골공항 거친다면 ‘만약’에 대비해야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의 수하물 분실 및 지연 사고는 공항 직원들의 실수로 생긴다. 대부분의 수하물이 행선지와 승객 정보를 담은 바코드를 달고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며 자동 분류되지만, 이런 바코드 인식 시스템도 간혹 오류를 범하는 데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공항의 경우 지상조업 요원들이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짐을 수송용 컨테이너에 담아 항공기 화물칸에 싣는다. 이 과정에서 짐을 빠뜨리거나 다른 행선지의 항공기에 잘못 싣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세계 최대 환승지 중 한 곳인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은 분실 및 지연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악명이 높다. 유럽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출입하는 항공기가 많고, 수하물 관리 직원들이 하청업체 소속인 경우가 많아 중앙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항공 관계자들은 전했다.

    문제는 공항 측의 실수와는 별개로 보상을 받기 위한 노력은 온전히 승객 몫이라는 점. 수하물이 분실될 경우 첫 출발 시 이용했던 항공사가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한다. 승객이 분실 수하물 속 내용물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나 사진 등 자료를 제출할 경우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가방 1개당 최대 1131SDR(175만원·SDR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준비통화인 특별인출권으로 일종의 국제통화 단위)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내용물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보상금액이 가방 당 400달러(45만원)에 그친다. 여행지에서 수하물이 지연되는 경우에는 생필품에 한해 50달러(5만6000원)이 지급된다.

    여행 보험을 가입했을 경우에는 수하물이 지연됐을 때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비용이 10만~20만원이 지급되고 이 때도 반드시 물품 구입 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또 수하물이 분실됐을 시에는 휴대폰 등 특정 담보에 가입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돈이 최대 10만~20만원 수준이다.

    보상 받으려면 ‘내용물’ 사진 찍고 영수증 챙겨놓는 것이 최선

    승객들이 수하물 분실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수하물 누락이 자주 발생하는 환승 공항에서 환승 항공사 데스크로 찾아가 수하물이 항공기에 안전하게 실렸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환승 항공기로 이동하기도 힘들만큼 환승 시간이 짧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시간으로 수하물을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이 마련돼있지 않은 항공사들도 많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고객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직접 자신의 짐이 어디에 있는 지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공항이 있는가 하면,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짐을 분류하는 곳이 있을 정도로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라고 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수하물 분실 시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증거물을 마련해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국내 항공사 한 관계자는 “수하물을 싣기 전 가방 속에 넣은 내용물 사진을 찍어두고, 여행 중 구입한 물건이라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 영수증을 버리지 말고 챙겨두면 보상 받을 때 도움이 된다”며 “귀중품은 탑승 시 소지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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