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협약 비준땐… 고위 공무원·해직자도 노조활동 가능

    입력 : 2017.07.20 03:04 | 수정 : 2017.07.20 07:13

    [100대 국정과제]

    - 노동 정책
    노동계 요구 대폭 받아들여 전공노 등 法外노조 합법화 추진
    협약 비준하려면 법부터 개정해야… 성과연봉제 등 朴정부 정책도 폐기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 과제를 발표하면서 현재 '법외노조'인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조의 합법화 추진 방침을 밝혔다. 이 단체들의 합법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87호와 제98호의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전교조·전공노 합법화 포석"

    UN 산하 기구인 ILO는 노동 기본권 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협약 등의 형태로 제정해 각국에 준수를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1년 12월 ILO에 가입했으며, 현재까지 189개 협약 가운데 27개를 비준했다. 하지만 ILO가 1998년 제시한 8개 핵심 협약 가운데 '결사의 자유'(제87호, 제98호)와 '강제 근로'(제29호, 제105호) 관련 내용을 담은 4개 협약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협약들이 국내법과 충돌되는 내용을 담고 있거나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 과제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통해 ‘법외 노조’인 전국교직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의 재합법화를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사진은 전공노 소속 노조원들이 2015년 5월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문재인 정부가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 과제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을 통해 ‘법외 노조’인 전국교직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의 재합법화를 추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사진은 전공노 소속 노조원들이 2015년 5월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모습. /남강호 기자

    국정기획자문위는 19일 25년 이상 비준을 않고 있던 이 4개 협약의 비준을 추진한다고 했다. 전교조와 전공노 합법화와 맞물려 있는 87호와 98호의 비준을 줄기차게 요구한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87호와 98호는 ▲누구나 사전 허가와 차별 없이 노조를 설립하고 가입할 권리 ▲정부에 의한 노조 해산이나 활동 중지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ILO 협약을 근거로 "정부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인 것을 이유로 전교조와 전공노에 법외 노조를 통보한 것은 잘못된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또 5급 이상 공무원 등의 노조 가입을 금지한 공무원노조법이 협약과 정면 배치된다고도 주장한다. 이 협약들이 비준되면 사무관·서기관급은 물론 실장·국장급 등 5급 이상 공무원도 노조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협약을 비준하려면 먼저 국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해직자의 노조 가입과 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등의 개정 없이는 사실상 비준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이 법안 개정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국제노동기구가 제시한 8대 핵심 협약과 비준 여부 정리 표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협약 비준이 새 정부가 국정 과제에 포함시킨 공무원·교사의 정치 활동 허용과 맞물려 학교를 정치판으로 만들 우려가 없지 않다"면서 "교사의 노조 활동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민 정서와 현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제 근로 금지 내용을 담은 29호와 105호도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 협약들의 쟁점은 공익 근무 등 대체 복무가 강제 노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처한 특수한 안보 환경을 감안할 때 본인의 선택인 대체 복무 등을 강제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핵심 노동정책 뒤집기

    국정기획위는 박근혜 정부가 중점 추진하던 노동정책도 대거 폐기하기로 했다. 양대 지침(공정 인사 지침과 취업 규칙 해석 및 운영 지침),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시정 지도 개선 등이 모두 폐기 대상이다.

    노동계에선 양대 지침이 '쉬운 해고'를 부른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시정 지도는 정부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에 대한 시정을 권고하는 것을 말한다. 정년퇴직자나 장기 근속자 자녀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 규정' 등이 대표적인 위법·불합리한 조항이다. 문재인 정부는 단체협약에 고용 세습 조항이 있더라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양대 지침이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순기능적 요소가 없지 않은데 노동계가 요구한다고 폐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단체협약 시정 지도 폐기로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단체협약에 포함시킨 불합리한 조항을 바꿀 방법이 없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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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O, 한국에 복수 노조 허용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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