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주름 치마에 흰 운동화… 거리로 나온 테니스

조선일보
  • 채민기 기자
    입력 2017.07.19 03:02

    [떠오르는 '테니스 패션']

    고급스러우면서 활동적인 느낌
    다양한 브랜드서 콘셉트로 활용, 경기복서 착안한 원피스 등 출시

    테니스는 이제 코트에서만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패션에도 '테니스 바람'이 불고 있다. 테니스 패션의 대표 아이템은 경기용 유니폼에서 유래한 피케(pique) 티셔츠이지만, 최근엔 테니스에서 영감을 받은 의류나 신발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패션업체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16일 폐막한 영국 테니스 대회 윔블던과 작년부터 계약하고 대회 로고를 넣은 제품을 내놓고 있다. LF 이상호 차장은 "테니스가 가진 고급스러운 느낌을 브랜드에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윔블던 대회와 협업해 만든 헤지스의 ‘윔블던 컬렉션’(사진 왼쪽), 휠라의 올봄·여름 시즌 ‘테니스 컬렉션’을 착용한 배우 김유정. 여자 선수들이 경기할 때 입는 짧은 주름치마 디자인을 활용했다(사진 오른쪽).
    윔블던 대회와 협업해 만든 헤지스의 ‘윔블던 컬렉션’(사진 왼쪽), 휠라의 올봄·여름 시즌 ‘테니스 컬렉션’을 착용한 배우 김유정. 여자 선수들이 경기할 때 입는 짧은 주름치마 디자인을 활용했다(사진 오른쪽). /헤지스·휠라

    첫해였던 작년에는 티셔츠 위주였지만 올해는 반바지, 여성용 원피스, 블루종(길이가 짧은 재킷), 스니커즈 등으로 종류를 늘렸다. 로고뿐 아니라 경기 용어 '듀스(Deuce)', 윔블던 최초 개최 연도인 '1877'처럼 테니스와 관련된 숫자나 문자를 디자인에 활용한다. 경기복이 아니라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 제품이지만 테니스를 연상시키는 단서를 남겨놓는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 헤드는 올해 봄·여름 시즌의 디자인 콘셉트를 테니스로 정했다. 스키·테니스 용품업체로 출발한 브랜드의 근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선수용 제품뿐 아니라 테니스 스커트에서 영감을 얻은 여성용 원피스 같은 일상복도 함께 내놨다.

    휠라도 올해 봄·여름 시즌에 '테니스 컬렉션' 라인을 새로 선보였다. 경기용 제품과 일반 캐주얼로 라인을 나눴다. 작년 테니스화(靴)를 닮은 스니커즈가 히트를 하자 테니스 제품군을 의류로 확대한 것이다. 휠라가 테니스화의 느낌을 살려 작년 9월 내놓은 스니커즈 '코트디럭스'는 올해 6월까지 40만 켤레 넘게 팔렸다.

    동그란 가죽 조각을 신발끈에 장식한 안야 힌드마치의 테니스 슈즈.
    동그란 가죽 조각을 신발끈에 장식한 안야 힌드마치의 테니스 슈즈. /안야 힌드마치

    바닥이 평평하고 목이 낮은 테니스화는 주로 흰색 가죽으로 만든다. 깔끔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이어서 여러 브랜드에서 이를 차용하고 있다. 영국 여성복 브랜드 안야 힌드마치가 신발 끈에 동그란 가죽 조각을 꽃잎처럼 장식한 테니스 슈즈를 선보였고, 스니커즈 전문 브랜드 케즈도 흰색 테니스화를 모티브로 한 신발을 내놨다.

    테니스의 인기는 크게 보면 패션계 전반에 불고 있는 스포츠 열풍의 일부다. 특정 종목을 디자인 콘셉트로 잡고 스포츠웨어의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을 빌려오는 것이다. 특히 테니스는 서구 상류 사회에서 시작된 '귀족 스포츠'라는 느낌이 있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에도 유리하다. 디자이너 톰 브라운은 윔블던 대회를 앞두고 이달 초 런던에 영국 첫 매장을 내면서 한정판 테니스 컬렉션을 함께 선보였다. 순백을 기본으로 하는 컬렉션을 소개하며 패션지 보그는 테니스를 "가장 프레피(미국 명문 사립고에 다니는 상류층 자제들)스러운 스포츠"라고 소개했다.

    패션에서 계속 강세인 복고풍과도 관련이 있다. 테니스는 전통을 강조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最古) 테니스 대회 윔블던은 선수들이 흰색 옷만 착용하도록 엄격하게 제한한다. 화려한 옷을 입고 땀 흘리는 모습은 꼴불견이라고 여겼던 테니스 초창기의 인식이 복장 규정이라는 전통으로 남은 것이다. 윔블던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로 꼽히는 프랑스 오픈은 관중들이 일제히 파나마 햇(여름용 밀짚모자)을 쓰고 경기를 관람하는 전통을 고수한다. 이런 이미지를 제품에 투영해 '오랜 전통을 지켜온 유서 깊은 브랜드'라는 느낌을 주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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