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보수적 마을을 미니스커트 입고 걸은 모델, 공개 수배

  • 안수진 인턴

    입력 : 2017.07.18 12:20 | 수정 : 2017.07.18 12:22

    여성이 자동차 운전해서도 안 되고, 신체 일부를 드러내서도 안 되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한 여성 모델이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보수적인 이슬람의 ‘성지(聖地)’와도 같은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을 스냅챗에 올려 사우디 정부가 공개 수배에 나섰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짧은 치마를 입어 논란이 된 여성/유튜브 캡처

    사우디 매체들은 소셜미디어 스냅챗에 올라온 영상 속 여성이 ‘쿨루드’라는 이름의 모델이라고만 밝혔다.
    '쿨루드'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진 여성의 인스타그램 사진/인스타그램

    그는 배가 약간 드러나는 배꼽 티셔츠에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마을을 걸어간다. 사우디 아라비아 경찰은 이 이 영상이 스냅챗과 트위터 등 인터넷에서 확산하자, 이 여성을 수배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중 하나로, 여성들은 자동차 운전이 금지돼 있고, 8세가 넘은 여성은 ‘아바야’라고 불리는 검은 천으로 전신(全身)을 감싸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에겐 필수사항은 아니다.

    특히 영상 속의 미니스커트 차림 여성이 걸은 곳은 수도 리야드 북부의 나즈드 지역에 있는 우샤이거(Ushaiager) 마을로, 매우 가부장적인 부족들이 사는 유서 깊은 요새라고. 나즈드 지역은 이슬람 수니파 중에서도 가장 극단적이고 보수적인 ‘와하비즘’을 주창한 압드 알 와하브가 태어난 곳이다. ‘와하비즘’은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와도 연관이 있다고 서방 정보 당국은 본다.

    리디야 경찰이 발부한 체포영장/트위터

    영상이 올라온 지 24시간도 되지 않아서, 사우디 종교경찰인 ‘미덕 장려·악 예방 위원회’는 이 여성 체포에 나섰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체포 영장에는 영상 속 여성이 “이슬람의 가르침을 파괴하고 무시했다”는 죄목이 적혔다.

    온라인에선 설전이 벌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남성은 “이 여성의 무책임한 행동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로 “옷을 입는 건 인간의 자유이자 기본권리”라고 옹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한 미국의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딸 이방카 트럼프의 사진과 쿨루드를 비교했다./트위터

    몇몇 사람들은 과거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한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와 딸 이방카 트럼프의 사진과 쿨루드를 비교했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사회는 모순적이다. 같은 여성이지만 사우디 여성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둔다”며 “용기있는 행동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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