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청년·취업 예산… 민주, 野땐 깎더니 이번엔 증액

    입력 : 2017.07.18 03:04

    [朴정부 땐 "최순실 예산이다" "사업 효과 없다"라며 삭감]

    작년엔 VR예산 81억원 삭감, 이번 추경서 30억 증액엔 '조용'
    '취업성공 지원' 효과 없다며 본예산 심의때 삭감하더니
    이번 추경 심사땐 문제제기 안해… 청년 내일 채움 공제도 마찬가지
    한국당 "합당한 설명 있어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가상현실(VR) 콘텐츠 육성 사업' 예산 191억5000만원을 2017년도 예산에 반영해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예산은 국회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81억원 삭감됐다.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이 '최순실·차은택 예산'이라며 삭감을 주장한 결과였다. 그런데 문체부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서 같은 'VR 콘텐츠 육성 사업' 예산으로 30억원을 더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이번에는 해당 예산에 대해서는 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조정소위에서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예산은 조윤선 당시 문체부 장관이 요구했다가 도종환 의원(현 문체부 장관)이 깎은 것"이라며 "조 전 장관이 굉장히 해달라고 했는데, 도 의원은 당시에 '차은택 예산'이라고 하며 삭감을 주장했고 (예결위에서) 깎았다. 국회에서 깎았던 예산을 추경에 다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교문위원인 도 의원은 해당 사업에 대해 "차은택 연관 가능성 있는 사업으로 보인다" "정부에서 근거 없이 증액 편성하는 VR 사업 중의 하나"라고 했었다.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17일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를 진행했다. 관련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우원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오른쪽)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둔 17일 추가경정예산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를 진행했다. 관련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우원식(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오른쪽)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민주당 측은 현재 정부의 증액 요구에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은 "큰 카테고리로 따지면 당시 삭감했던 항목과 현재 증액하려는 항목이 'VR 콘텐츠 육성 사업'이란 점에서 같지만, 이번에 증액을 요청한 부분은 해당 사업의 하위 항목인 'VR 콘텐츠 체험존 조성 단위 사업'"이란 입장이다. 이날 예산조정소위에 참석한 문체부 나종민 차관은 "(김 의원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큰 사업은 81억원이 삭감됐지만, (하위 항목인) 'VR 콘텐츠 체험존 조성 단위 사업'은 국회에서 16억원에서 18억원으로 2억원 증액됐던 사업"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 시절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가 현 정부 들어 증액을 요구하는 예산들은 이것 말고도 적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취업 성공 패키지 지원' 사업은 본예산 심의 때 60억원이 삭감됐지만 이번 추경안에도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한 해당 사업은 민주당 측에서 집행 실적이 부진하다며 삭감 의견을 제기해 온 것으로, 2016년 추경안 심의 때 변재일 당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취업 성공 패키지를 한다고 해서 취업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했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추경안 심사 때는 심의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청년 내일 채움 공제' 사업도 마찬가지다. 올해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사업 참여자 1만명의 정규직 전환율(80%)을 감안해 32억5600만원을 감액하자고 주장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번 추경안에는 관련 예산이 255억원 반영됐다.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의 경우 본예산 심의 시 기존 '대학 청년 고용 센터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30억원이 삭감됐지만,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은 이번 추경안에 반영됐다.

    이 밖에 산업통상자원부의 '무역보험기금출연' 사업, 금융위원회의 '산업은행 출자(4차 산업혁명 파트너 자금)', 국토교통부의 '해외 인프라 시장 개척' 사업 등도 과거 예산 심의 때 민주당 측에서 예산 삭감을 주장해 예산이 깎였지만, 이번 추경안에 포함된 사업들이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일부 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이 이번 추경에서 바뀌었다"며 "정부·여당은 이에 대한 합당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윤후덕 의원은 "예산 심의 세부 사업별 논의는 여러 가지로 하는 것이다. 과거 속기록도 다 있지 않으냐"고 했다.

     

    [기관정보]
    2014년 3월에 창당한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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