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남동생, 금융범죄 혐의 체포

    입력 : 2017.07.18 03:04

    核협상 특사였던 '대통령 복심'… 보수파의 정치 공세 시작된 듯

    호세인 페레이둔

    미국·이란 핵 협상을 타결한 하산 로하니(69) 이란 대통령의 남동생 호세인 페레이둔(54·사진) 전 말레이시아 대사가 15일(현지 시각) 금융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고 이란 관영 메흐르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이란 법무부의 골람후세인 에제이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페레이둔이 연루된 여러 가지 범죄 혐의가 있어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하니 대통령의 유일한 남동생인 페레이둔은 '이란 대통령의 눈과 귀'로 불리는 인물이다. 2015년 미국과 핵 협상 당시 대통령 특사 신분으로 협상 타결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페레이둔에 대한 수사는 핵협상 타결에 반대하는 대미(對美) 강경파의 정치적 반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현직 대통령의 친동생이 갑자기 부패 혐의로 체포된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일각에선 지난 5월 대선에서 로하니 대통령에게 패배한 보수·강경파 후보 이브라힘 라이시 전 검찰총장이 이번 수사의 배후일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 취임(2013년) 이후 친·인척 비리 사건이 처음 불거진 만큼 그가 추진하는 개혁·개방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로하니 대통령은 최근 군부를 향해 "'총을 든 정부'가 민간 산업을 장악해 국가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군 개혁을 예고해 군부 강경파의 반발을 샀다. 그는 또 소셜미디어 통제 완화, 유연한 샤리아(이슬람교 율법) 적용 등 개인 자유권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 종교계 및 보수층의 비판을 받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현재 고령인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78)가 사망하면 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가장 큰 인물이다. 이 때문에 보수층에서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살아있을 때 로하니 대통령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히고, 차기 최고지도자에 보수 인사를 앉히려고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동 전문 매체 알모니터는 "로하니 대통령은 오는 8월 개편할 내각에 여성과 젊은 인사를 대거 기용하는 등 개혁을 단행해 강경파와 정치적 대결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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