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덩케르크' 상영관 230여곳 중 '용산 아이맥스' 유독 주목받는 이유

    입력 : 2017.07.17 15:55

    영화 '덩케르크' 국내 상영 포스터./인터넷 캡쳐
    사흘 뒤인 오는 20일, 영화 ‘덩케르크’가 국내 개봉한다. 세계 2차 대전 중이던 1940년, 프랑스 북부 도시 덩케르크(Dunkerque)에서 독일군에게 포위돼 있던 영국군 33만8226명이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9일에 걸쳐 본토로 탈출한 작전을 다룬 영화다. 정식 작전명은 ‘다이나모 작전’(Operation Dynamo)이었지만, 세간엔 사건이 벌어진 장소 이름을 딴 ‘덩케르크 탈출작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덩케르크' 관련 게시물./인터넷 캡쳐
    그런데 영화 마니아들은 하고 많은 영화관 중에서도 유독 CGV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IMAX)관(이하 용산 아이맥스)의 ‘덩케르크’ 예매 개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덩케르크’ 개봉일인 20일 기준으로, 현재 전국 260여개 상영관에서 이 영화 예매를 받고 있다. 용산 외에도 아이맥스 영화관은 전국에 16군데가 더 있다. 더군다나 용산 아이맥스는 오는 18일에야 개관식을 하는, 아직 개장조차 않은 곳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유달리 용산 아이맥스에 주목한 걸까.

    #같은 아이맥스가 아니다
    국내 아이맥스 영화관 대부분은 화면비가 1.9:1이다. 하지만 아이맥스 카메라를 동원해 찍은 영상 표준 비율은 약 1.43:1이다. 이 때문에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영화를 국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틀면, 어쩔 수 없이 화면 위아래 일부가 잘려나가게 된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아이맥스 영화를 온전히 볼 수 없는, 홍길동 같은 일이 벌어진 까닭은 무엇일까.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아이맥스를 들여올 당시 기존 극장을 고쳐 아이맥스관을 만들었는데, 화면 비율을 바꿔 위아래를 넓히려면 건물을 거의 새로 지어야 할 판이라 어쩔 수 없이 기존 필름 시대 화면 비율을 유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건물 천정 높이를 바꾸지 못해 별 수 없이 반쪽짜리 아이맥스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용산 아이맥스는 리뉴얼을 거쳐 천정 높이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아이맥스 카메라 사이즈와 같은 1.43:1 화면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영화 마니아들이 용산 아이맥스에 유독 관심을 기울이는 게 이 때문이다. ‘덩케르크’는 영화 대부분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항간에 떠도는 소문엔 상영 시간 107분 중 100분을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영화를 손실 없이 온전히 보길 원하는 이들이 용산 아이맥스 예매를 고대하는 것이다.
    국내 아이맥스 상영관 화면 크기 비율 비교표./인터넷 캡쳐
    사실 용산 아이맥스가 국내 최초 1.43:1 아이맥스 상영관인 건 아니다. 천호 CGV 아이맥스도 화면 비율이 약 1.43:1 정도다. 하지만 용산만한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관객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기존 영화에 대한 아이맥스의 차별점은 크게 나눠 두 가지다. ‘화면비율’과 ‘고해상도’다. 화면이 잘림 없이 다 나오는 건 물론, 화질 면에서도 탁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고해상도’ 지점에서 천호 CGV 아이맥스가 발목이 잡혔다. 용산 아이맥스는 국내 최초 아이맥스 고해상도 레이저 영사기 상영관으로, 필름이나 디지털 영사기보다 훨씬 화질이 우수한 영상을 쏜다. 천호 CGV 아이맥스도 본디 레이저 영사기를 쓸 예정이긴 했었다. 하지만 장비 가격이나 관리 비용에 비해 예상수요가 낮아 도입이 미뤄졌다 한다.

    화면 크기가 작은 건 제쳐놓고라도, 화질 면에서도 천호 CGV 아이맥스가 용산 아이맥스를 따라가긴 어렵게 됐다. 결국 아이맥스 영화 상영을 고대하는 마니아들 입장에선 이목이 용산 아이맥스로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담
    사실 용산 아이맥스 개장을 장식한 첫 작품은 ‘덩케르크’가 아니다. 올해 1월 국내 개봉해 365만 관객을 기록했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자막 버전 재개봉 판이다. 하지만 용산 아이맥스 개시작임에도, 이 작품은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덩케르크’만한 관심은 받지 못하고 있다.
    오는 19일 용산 아이맥스 '너의 이름은.' 예매 내역. 빈 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인터넷 캡쳐
    물론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재개봉작’이라는 탓도 있긴 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너의 이름은.’은 딱히 아이맥스 상영 메리트가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정보 모음 사이트인 IMDb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 화면비(Aspect Ratio)는 1.85:1이다. 되려 기존 상영관 대부분 화면비인 1.9:1에 적합한 셈이다. 물론 화질과 음질 면에선 아이맥스 상영관이 기존 영화관보다 훨씬 우수한 건 사실이지만, 잘린 화면까지 살릴 수 있는 ‘덩케르크’만큼 극적인 맛은 없을 것이다. 같은 용산 아이맥스 상영작이지만, ‘덩케르크’보다 훨씬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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