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국경·항구의 북한産 석탄·의류 등 수입업체 타깃

    입력 : 2017.07.17 03:04 | 수정 : 2017.07.17 08:28

    ["말로 中 압박하는 시기 끝나" 對北거래 중국 기업 10곳 實名 명시]

    北노동력 고용·송출 관여 기업도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 높아
    통신기업 제재 법안도 통과돼 北해킹 연루 업체 명단 나올 듯
    단둥의 中 무역회사 수사도 착수

    미국이 핵·미사일로 폭주하는 북한을 막기 위해 중국을 압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 제재)'을 발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 상원이 발의한 대북 제재법(북한 조력자 책임법)에 중국 기업 10곳의 실명(實名)을 처음으로 명시한 것은 "말로 중국을 압박하는 시기는 끝났다"(워싱턴 외교 소식통)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 하원이 14일 북한 사이버 공격을 방조하는 통신기업을 제재하는 법을 통과시킨 것도 중국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 해커가 활동하는 주 무대가 랴오닝성 선양 등 중국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16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이 발의한 '북한 조력자 책임법'을 확인한 결과,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 10곳은 대부분 석탄·철광석·의류 등 북한 주요 수출품을 수입하는 업체였다. 이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달러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은 북한 대외무역의 90%를 책임진다.

    법안에 명시된 기업 10곳 중 단둥 즈청금속재료는 작년에만 2억5000만달러어치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했다. 단둥항 최대의 북한 무연탄 중개 판매 회사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단둥 즈청금속재료는 미 재무부와 법무부가 작성 중인 제재 기업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했었다. 푸젠성에 있는 징민 푸톈도 북한 석탄을 수입하다가 제재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산둥성의 르자오 철강은 산둥 지역의 대표적인 철강 대기업으로, 북한산 석탄과 철광석을 모두 수입해왔다. 랴오닝성 다롄에 위치한 중국 여명 의복은 무역회사인데, 북한에서 만든 의류를 유럽과 호주 등으로 수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 10곳은 대부분 북한과 거래가 많은 국경이나 항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단둥(2곳)과 훈춘은 대표적인 북·중 국경도시이며, 다롄과 르자오 등은 북한과 해상 교역이 활발한 곳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미 상원 제재법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은 주로 북한산을 많이 수입하는 업체"라며 "북한으로 들어가는 외화를 막아야 김정은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미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 법안이 북한의 해외 노동력 송출에 연루된 기업도 제재하겠다는 목적을 밝힌 만큼 북한 노동력을 직접 고용했거나 노동력 송출에 관여한 중국 기업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북한은 노동력 송출로만 연간 5억~10억달러를 벌어들인다.

    북한 해커와 중국 통신기업의 연결 고리를 끊기 위한 하원 법안을 발의했던 로버트 피텐저(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14일 하원 전체회의에서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핵개발과 국제적 도발, 지독한 인권 탄압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이 법안은 우리가 더는 중국과 북한의 동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법안의 하원 통과로,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30일 내에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도운 것으로 의심되는 통신업체들의 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중국 국영기업을 포함한 통신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과 연계된 해커 집단이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등을 공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미 행정부와 의회가 최근 동시에 '세컨더리 보이콧'과 관련된 조치를 취한 것은 북한 문제를 더는 중국의 선의(善意)에만 맡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對中) 무역 압박까지 보류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핵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중국도 북한의 석탄 수출을 통제하는 등 움직이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후 원유 차단 등 북한의 생명선을 제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자, 중국은 "동참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을 위기에 빠트릴 수 없다'는 중국의 속마음을 봤기 때문에 독자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15일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과 불법 거래를 한 혐의로 단둥의 중국 무역 회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며 "증거를 확보하는 대로 이 기업을 제재할 것"이라고 했다.


    [나라정보]
    미국, 북한 제재법에 중국기업 실명 공개
    [나라정보]
    류샤오보 무덤도 못 만들게한 중국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