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주말 서울광장 등장한 반라 여성·성인용품

    입력 : 2017.07.17 03:06

    성소수자 위한 '퀴어축제'… 인권위도 부스 열고 참가
    일부 자위기구 판매 등 과도한 퍼포먼스로 눈살

    15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 '초-코츄(cho-cochu)'라고 이름 붙인 초콜릿을 판매하는 부스가 보였다. 한 동성애 단체가 '3000원의 후원금을 받고 제공한다'는 내용의 글이 붙어 있었다. 초콜릿 이름은 남자의 성기를 연상시키는 단어에서 따왔다. 모양도 그것을 본떴다. 그 앞으로 교복을 입은 여학생 2명이 지나갔다. 왼편 부스에서는 남성용 자위 기구를 판매 중이었다.

    지난 14~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퀴어 문화축제'가 열렸다. 2000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가 18회째다. 2015년부터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국가기관으로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해 홍보 부스를 만들었다. 15일 행사에는 9000명(경찰 추산)이 참여했다. 이 행사는 금기시되던 성소수자 문제를 '사회 이슈'로 만든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나친 퇴폐적 행사가 성소수자와 관련한 진지한 논의를 오히려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일부 부스는 8만~9만원짜리 성인용품들을 팔고 있었다. 한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에서는 성기를 비하하는 단어를 붙여 'XX그라'라고 이름 붙인 젤리를 1500원에 판매했다. 이들은 "성은 숨길 게 아니고 드러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젤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 무리의 여성은 상의를 탈의한 채 돌아다녔다. 'T자형 속옷'만 착용한 사람도 많았다.

    이번 행사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이다. 성소수자의 사회적 편견을 지금부터 없애 나가자는 취지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선정적 의상이나 성인용품에 더 쏠렸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장모(30)씨는 "선정적 이벤트는 퀴어축제 같은 '성소수자 행사'가 아니라 '성(性)의 자유' 같은 별도 행사를 만들어 하는 게 나을 것"이라며 "이런 모습이 동성애에 대한 왜곡된 의식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준영(26)씨는 "동성애자가 싫은 게 아니라 저런 노출이 싫다. 저렇게 입고 다니면 누구라도 혐오스럽지 않겠냐"고 했다. 강명진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선정적'이라는 말 자체가 하나의 통념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복장이나 부스에서 판매하는 물품에 대해 어떤 제약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와 관련된 행사를 여는 국가는 약 70개국이다. 외국에서도 이런 퇴폐적 행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있다. 최근엔 성소수자 축제가 상업화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기업들이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이 행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는 한 동성애 여성이 '나는 더 이상 동성애 축제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너무 기업화돼 성격이 변질됐다'라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올해 서울 행사에서도 다국적 기업 등이 참여하고 동성애 관련 장식이 달린 상품들을 판매했다. 성소수자인 정지원(32)씨는 "나는 일부러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않는다. 행사가 진행되고 모이는 후원금을 보면 나의 성적 정체성을 이용하는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심 행사 후 파티가 열린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는 손님들로부터 원래 입장료 2만원보다 3~4배 많은 돈을 받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들을 위한 행사로 미국에서 일어난 '스톤월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1969년 6월 동성애자들의 출입을 허용한 미국 뉴욕의 주점 스톤월을 경찰이 급습하자, 이에 맞서 동성애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6~7월에 성소수자를 위한 행사와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에 처음 개최됐다. 퀴어(queer)는 원래 '색다른'이라는 의미이지만, 현재는 성소수자도 뜻한다.


    [키워드정보]
    성소수자 '퀴어축제' 행진…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