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배 타고 사람 구한 경찰

    입력 : 2017.07.17 03:04

    남원 요천 뛰어든 학생 오리배로 따라가 구조

    지난 15일 오전 5시 44분쯤 전북 남원 요천에서 경찰관 두 명이 오리배를 타고 물에 빠진 남학생을 구조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5시 44분쯤 전북 남원 요천에서 경찰관 두 명이 오리배를 타고 물에 빠진 남학생을 구조하고 있다. 경찰보다 40초쯤 나중에 도착했던 119구급대원 2명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구조를 도왔다. /남원경찰서
    지난 15일 오전 5시 38분쯤 전북 남원 경찰서에 "학생이 요천(蓼川·노암동)에 뛰어들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날 남원에 60㎜쯤 장맛비가 내리면서 요천의 물이 불어나고, 물살도 빨라진 상태였다. 남원 중앙지구대 소속 임천수 경위와 권대현 경사가 신고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물에 빠진 남학생(19)은 이미 물가에서 80m쯤 떠내려가 있었다. 키가 180㎝인 그는 간신히 고개만 내밀고 버둥거렸다. 요천 중간엔 보(洑)가 있어 가장 깊은 곳은 3m 안팎인데, 이날은 수위가 50㎝쯤 더 높아져 있었다.

    임 경위와 권 경사는 학생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구명환(救命環·튜브 모양의 플라스틱 구명 기구)을 던지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그때 두 사람의 눈에 요천변에 묶여 있는 오리배가 들어왔다. 광한루원 등 남원을 찾는 관광객 등이 돈을 내고 타는 레저용 오리배였다. 이들은 곧바로 오리배에 올라타 페달을 밟았다. 세찬 비를 뚫고 오리배를 몰고 가 30여 초 만에 학생을 건져냈다. 경찰보다 40초쯤 뒤에 도착한 119 구조대원 2명은 물속에서 구조를 도왔다. 119 대원들은 차량에 싣고 온 구명보트를 띄우는 것보다 헤엄을 쳐서 사고 현장에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구조된 남학생은 거의 탈진 상태였다.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신변을 비관해 물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인명을 구한 두 경찰관은 "조금만 늦었어도 학생의 생사를 장담할 수 없을 뻔했다"면서 "있는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아서 그런지 오리배에서 내리자마자 다리에 쥐가 나 주저앉아야 했다"고 말했다.

    [지역정보]
    전라북도 남동부의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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