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퍼붓더니… '흙탕 저수지' 된 청주

    입력 : 2017.07.17 03:10 | 수정 : 2017.07.17 12:59

    [충북, 시간당 최대 91.8㎜ 호우… 2명 사망·1명 실종·이재민 500명]

    저지대엔 허리 높이까지 물 차고 지하주차장마다 침수 차량 수두룩
    대전~제천 충북선 열차 운행 취소

    강원 원주서도 150명 한때 고립

    일요일인 16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충북에서만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이 500여 명 발생했다. 충북 청주시 금강 미호천 석화 지점의 수위가 한때 9m를 넘어서면서 오전 10시 20분쯤 홍수 경보가 발령됐고, 약 8시간 만인 오후 6시 20분쯤 홍수 주의보로 대체됐다.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린 16일 충북 청주시 복대동의 한 아파트 1층 승강기에 물이 들어차는 모습.
    아파트 엘리베이터도 침수 -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린 16일 충북 청주시 복대동의 한 아파트 1층 승강기에 물이 들어차는 모습. 한때 아파트 주민들이 고립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뉴시스

    16일 충북 청주시 복대동 인근에 주차된 차들과 가게들이 물속에 잠겨 있다.
    22년만에 290㎜ 물폭탄… 잠겨버린 청주 - 16일 충북 청주시 복대동 인근에 주차된 차들과 가게들이 물속에 잠겨 있다. 인근 석남천의 물이 넘치면서 저지대인 복대동 등에 침수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청주엔 이날 오전 시간당 최고 9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290㎜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293㎜의 비가 내렸던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청주엔 시간당 최대 91.8㎜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하루 동안 290.2㎜ 물 폭탄이 쏟아졌다. 역대 7월의 일(日) 강수량으로는 최고였으며, 1995년 8월 25일(293㎜) 이후 22년 만에 가장 많았다.

    청주 주민들은 '공포의 하루'를 보내야 했다. 이날 오전 9시쯤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에서 배모씨(80·여)가, 오후 3시 12분쯤엔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에서 이모(58)씨가 산사태에 휩쓸려 숨졌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선 논을 살피던 김모씨(78)가 발을 헛디디면서 인근 하천으로 떨어져 실종됐다.

    청주시 운천동에 있는 운천초등학교 운동장도 물에 잠겼다.
    학교 축구·농구 골대도 '비폭탄' - 청주시 운천동에 있는 운천초등학교 운동장도 물에 잠겼다. 이 학교는 지난 14일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신현종 기자
    청주 도심을 관통하는 무심천은 한때 위험 수위(4.3m)에 육박하는 4.2m(청남교)까지 물이 불어났으며, 하류 지역 일대 17가구 주민 30여 명이 인근 주민센터로 대피했다. 무심천 수영교 인근 저지대 주택에 사는 유선옥(65·여)씨는 "방송으론 대피하라지, 재난 안전 문자는 10번 넘도록 울려대지, 겁이 났다"면서 "집에 있기가 너무 무서워 무작정 무심천변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청주시 우암동 일부 저지대 주택가에서는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일부 주민은 방바닥에 차오르는 물을 세숫대야로 퍼냈지만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감당하지 못했다.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구명보트의 노를 저으며 건물에 갇힌 주민을 구조하러 가고 있다
    도심 '고무보트 수색' - 청주시 흥덕구 비하동에서 119구조대원들이 구명보트의 노를 저으며 건물에 갇힌 주민을 구조하러 가고 있다. /뉴시스
    청주 흥덕구 석남천과 가경천이 한때 범람하면서 복대동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인근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차량 50여 대가 물에 잠겼다. 이 일대 상수도관이 파손돼 일부 지역에 물이 끊기기도 했다. 비하동에서는 보트를 타고 구조에 나선 119구조대가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비가 시간당 80㎜까지 내려도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최근 우수 저류시설 공사를 마쳤다"면서 "청주에 오늘처럼 한꺼번에 많은 비가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분쯤엔 대전에서 제천으로 가는 충북선 열차 2편이 취소됐다. 열차 운행은 오후 3시 15분부터 정상화됐다. 비가 225㎜ 내린 충북 증평군에선 보강천 수위가 불어나면서 주차장에 세워진 굴착기, 화물차 등 차량 57대가 물에 잠겼다. 증평읍 덕상리에선 지방 하천 삼기천의 둑 50m가 유실돼 일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고, 268가구 주민 416명이 고지대와 인근 학교로 대피했다.

    충남 천안시에도 시간당 강우량 69.3㎜ 폭우가 쏟아지면서 일 강수량 232.7㎜를 기록했다. 천안시 동남구 북면 은석산에서 주택이 집중호우로 매몰돼 일가족 3명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천안시 성환천과 천안천, 용두천, 녹동천 등이 범람해 주변 농경지 수백㏊가 물에 잠겼다. 아산시 배방읍에선 주택 3채와 차량 52대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 33㏊가 침수됐다. 강원 원주시 점말마을에선 펜션 투숙객과 야영객 등 150명이 한때 고립됐다. 17일엔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 강수량은 경남·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5~40mm다.


    [지역정보]
    시간당 최대 90mm '물폭탄' 맞은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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