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 며느리에서 종군기자로 변신 "안 믿기시죠?"

    입력 : 2017.07.17 03:04

    [11년 만에 연극 무대 서는 윤유선]

    '그와 그녀의 목요일'서 연기 변신
    "가장 덥고 가장 더울 때 촬영… 배우 생활도 막노동 다름없죠"

    "전 세계 분쟁 지역을 찾아다녀요. 종군기자죠. 발로 뛰는 현장 노동자예요. 안 믿기세요?"

    연극‘그와 그녀의 목요일’에 나오는 배우 윤유선.
    연극‘그와 그녀의 목요일’에 나오는 배우 윤유선. /스토리피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연출 황재헌) 무대에 등장한 윤유선(48). "안 믿기세요?"라는 그녀의 대사에 객석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 '현대판 신사임당'이란 별명에, 참하고 여려 보이기만 하는 그녀에게 기자, 그것도 죽음의 최전선에 가까이 있는 '종군기자'라니!

    다섯 살이었던 1974년 영화 '만나야 할 사람'으로 데뷔해 올해 43년 차 연기자인 윤유선이 11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14일 대학로에서 만난 윤유선은 "처음엔 웅변하는 듯한 대사도 어렵고 관객에게만 들리듯 말하는 방백(傍白)도 어색했는데, 무대에 오르다 보니 점점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며 웃었다.

    윤유선이 맡은 극 중 연옥은 대학 시절부터 친구인 듯 애인인 듯 '불분명한' 관계였던 정민이 불쑥 찾아오면서 혼란을 느낀다. 저명한 역사학자가 된 정민은 매주 목요일마다 주제를 정해 토론하자고 제안한다. '비겁, 죽음, 역사….' 주제는 어렵고 광범위해 보이지만 결국은 사랑을 이야기하고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과거를 돌아본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연옥에겐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자 용기를 얻는 계기가 된다.

    "저도 대쪽 같은 스타일이라 어릴 때부터 '싫다 좋다'가 명확했어요. '나는 너한테 피해 주지 않으니 너도 나한테 선 넘어오지 마'랄까. 한데 나이 들면서 내가 항상 옳은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자존심을 놓는 것에 대한 이 주제에 많은 공감이 갔어요."

    누구보다도 평탄한 연기 생활을 했던 그였지만 고비도 있었다. "이십 대 후반엔 삶도 연기도 잘 안 되더라고요. 톱스타인 것도 아니고 내가 대체 뭔가 싶은…." 그를 잡아준 건 선배들이다. "이순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옹알이하다 이제 말하려고 해서 그런 거야'. 윤여정 선생님은 '지금 이 모습으로 은퇴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나는 지금도 더 열심히 하기 위해 산다'고 말씀해 주셨죠."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건 "낙천적인 성격에 욕심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사에도 '발로 뛰는 현장 노동자'란 표현이 나오지만 저희(배우)도 기자랑 비슷한 것 같아요. 막노동인 거죠(웃음). 어느 추운 날 남편과 데이트하는데 '춥지 않으냐'고 묻기에 '우린 늘 가장 춥고 가장 더운 때에도 촬영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적 있어요."

    앞으론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 들면 뮤지컬 '영웅'의 엄마 역할을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8월 20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2관 더블케이씨어터.


    [인물정보]
    진경-윤유선, '소극장에서 연극 관객들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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