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가결했다. 18일부터 실제 파업한다면 6년 연속이다. 지금 우리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위기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132만여 대로 8년 만의 최저이고 상반기 내수 판매량(78만여 대)도 작년에 비해 4% 감소했다. 수출·내수·생산이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위기'다. 현대차 역시 작년에 비해 수출은 9.3%, 내수는 1.8% 줄었다. 사드 보복 등의 영향으로 2분기(4~6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했다. 미국 판매량도 작년보다 7.4% 줄었다.
향후 시장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EU는 지난 6일 일본과 경제동반자협정(EPA)에 합의하고 10%이던 일본 자동차 수입 관세를 7년 후 없애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에 부과했던 3~4%의 관세도 없어진다. 한국무역협회는 '우리 자동차의 EU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언제 풀릴지 알 수 없고, 미국은 자동차 부문 무역 불균형을 시정한다며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산업과 자기 회사가 이 지경이라면 근로자들도 위기감을 갖고 경영 상황 타개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임금 수준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현대차 노조가 돈 더 내놓으라고 파업을 한다고 한다.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외에도 정년 65세로 연장, 4차 산업혁명 및 자동차 산업 발전에 따른 고용 보장까지 요구하고 있다. 아무도 보장해줄 수 없는 것을 보장하라고 한다. 이들이 이러는 것은 매번 파업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노조에 굴복해 돈을 더 주고 무마한 뒤 그 돈을 차 값에 얹거나 하도급 업체를 쥐어짜 보전해왔다. 이것이 국내 노사 관계 전체에 미친 악영향도 크다. 이대로면 노사 공멸은 말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