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뒷감당까지 국민 세금에 떠넘기다니

      입력 : 2017.07.17 03:20 | 수정 : 2017.07.17 14:02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6470원보다 16.4%나 오른 금액이다. 인상액은 역대 최대, 인상률은 17년 만에 가장 높다. 최저임금이 높아지는 걸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임금을 줘야 하는 기업이 감당하지 못하면 기업이 문을 닫고 일자리가 없어진다.

      이번 최저임금 논의는 애초부터 경제 논리가 실종된 가운데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최저임금을 연평균 15.7%씩 올려 3년 만에 1만원을 만들겠다고 했다. 1만원이 되면 월급을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 액수가 커지는 현상이 적잖게 나타난다고 한다. 새 정부는 말이 되지 않는 이 일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노·사·공익위원들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심의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거수기 역할을 한 셈이 됐다. 한 자릿수 인상을 주장했던 사용자 측도 최종 표결 직전에 12.8% 인상안(7300원)을 냈다.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 모두 정부 의지를 반영한 안을 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사용자 측이 백기 투항한 셈이다. 그마저 공익위원들이 노동계 측 손을 들어줘 15대 12로 노동계 안이 채택됐다. 급기야 어제 중소기업·소상공인 사용자위원 4명이 "정권의 거수기로 전락한 최저임금위원회는 해산돼야 한다"면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85%가 중소·영세기업에서 일한다. 이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내년에 15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16.4% 인상안이 결정되자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재앙 수준"이라고 했다. 현재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낸다. 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최저임금 결정에서 영세·중소기업의 이런 열악한 상황은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놀라운 일은 연이어 벌어졌다. 어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평균 7.4%)을 초과하는 인상분에 대해 정부가 재정으로 직접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은 문 대통령이나 김 부총리가 낸 돈이 아니다. 국민이 낸 세금이다. 경제 현실은 무시하고 최저임금을 높여놓고는 심한 부작용이 우려되니 국민 세금으로 개인기업 임금을 보전해주겠다고 한다. 선별적으로 지원한다는데도 4조원 넘는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권은 세금 몇조원 정도는 가볍게 여긴다. 대통령의 무리한 공약을 밀어붙일 때마다 그 뒷감당은 국민 세금에 떠넘긴다. 그것도 한 해에 끝날 일이 아니다. 나라 살림에 큰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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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1만원땐 연16조 메꿔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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