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평가 '단계적 전환' 유력… 대상 과목 놓고 의견 분분

    입력 : 2017.07.17 03:04

    교육 쟁점|2021학년도 수능 개편 ①절대평가 전환 범위 논란

    대학 "통합사·과, 절대평가 전환"
    "사교육 부담 큰 수학부터"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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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DB
    현 중 3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개편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에 대한 논란도 더 뜨거워졌다. 최근엔 서울 주요 대학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단계적으로 전환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면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범위에 대한 의견이 '단계적(또는 점진적) 전환'과 '전면 전환'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주요 대학들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선발 공정성을 위해 정시에 '신(新)전형'을 도입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일 취임식에서 "수능은 절대평가로 운영해야 한다"며 절대평가 전환을 시사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 범위에는 현재 두 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단계적 전환'과 '전면 전환'이다. 현재로서는 '단계적 전환' 가능성이 크다. 김 장관은 취임식에서 "현재 영어와 한국사에 절대평가가 도입됐는데 이를 얼마나 확대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며 "수능 전 과목 9등급 절대평가 도입이 대선 공약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둘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그는 12일 가진 교육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8월 중하순까지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한 다음 8월 말 수능 개편안을 최종 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계에서는 '단계적 전환 시 절대평가 대상 과목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9개 대학 입학처장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최근 한국사·영어에 더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국어·수학은 상대평가를 유지하자는 내용을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교육부 등에 전달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에 따른 '선발 공정성 약화'를 우려해 제시한 절충안이다.

    협의회장인 백광진 중앙대 입학처장은 "수능이 전면 절대평가로 바뀌면 정시에서는 더는 선발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가 없다. 수능 성적에 면접이나 논술, 또는 학생부 평가를 추가하는 등 대학마다 각양각색으로 전형을 고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곧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덧붙였다. "현행 체제(상대평가) 유지가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면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기초과목 형태로 개편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부터 단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이때, 학생들에게 언어·수리적 사고력을 키워주려면 '수학'과 '국어'만큼은 상대평가로 남아야 한다는 게 대학들의 의견이에요."

    반면 수학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포자(수학포기자)란 단어가 생길 정도로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해 사교육 수요가 많다"며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없애기 위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보다는 수학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애초에 절대평가가 입시 경쟁과 사교육 완화를 위해 추진한 것인 만큼, 수험생의 학습 부담이 가장 크고 사교육 수요가 많은 수학부터 절대평가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제2외국어 영역을 먼저 단계적으로 절대평가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아랍어의 경우 많은 학생이 공부를 소홀히 한 상태에서 시험에 응시해 운에 따라 등급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90점 이상이어야 1등급'을 받기 때문에 왜곡현상을 막을 수 있다"며 "제2외국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학생 각자의 실력에 맞는 등급을 받게 돼 특정 언어 쏠림 현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7학년도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점수를 잘 받는다고 알려진 아랍어에 수험생의 70%가 넘게 몰려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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