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요가 노마드' 꿈꾸며… 영어 요가 수업에 몰리는 강사 지망생들

    입력 : 2017.07.15 03:02

    아직은 드문 직업
    주로 국내 외국인들 상대… 영어 유치원서도 귀한 대접

    외국에서도 경쟁력
    동양의 신비감 갖춘 강사… 수강생들 거부감 없어

    "Bend forward, lengthening the spine. Bring the forehead close to the knees(척추를 늘리며 몸을 앞으로 굽히세요. 이마를 무릎 가까이 놓아주세요)."

    지난 8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한 요가 스튜디오에서는 영어로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수강생들은 요가 동작을 설명하는 영어 문장을 외우며 동작을 따라 했다. '영어 요가 지도자 과정'으로 개설된 이 수업엔 영어로 요가를 가르치고 싶은 강사 지망생들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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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 있는 한 요가원에서 국내에 사는 외국인들이 요가 수업을 듣고 있다. / 한국치유요가협회 제공

    국내 요가 시장이 커지자 영어 요가 강사 자격을 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현재 요가 강사 자격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민간 업체를 통해 취득할 수 있다.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민간 업체는 십수 곳으로 추정된다. 9년차 요가 강사 심모(35)씨는 "처음 강사를 시작할 때는 자격증 하나만 있으면 됐는데 지금은 요가 강사가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며 "요즘은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젠링 요가 등 자격증 두세 개는 기본으로 갖춰야 취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국내 요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또 다른 대안으로 '영어 요가 강사'를 꿈꾸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영어 요가 강사 자격을 딴 이들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거나, 아이들을 상대로 '키즈 영어 요가' 식의 과외를 가르치기도 한다.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영어 요가 학원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주된 수강생이지만, 영어도 배우고 운동도 하고 싶어하는 내국인들도 종종 찾아온다"며 "아직 한국인 강사는 없고 영어권 출신 강사들이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에 영어 요가 강사 구인 글을 올린 한 영어유치원 직원은 "아직 지원자가 많이 없다"며 "아이들을 상대로 해야 하는 데다가 영어 능력도 갖춰야 하니 인재를 찾기 힘들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취미로 요가를 해온 취업준비생 금경우(30)씨는 두 달 전 영어 요가 지도자 자격을 땄다. 10주 과정에 90만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그는 "주변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에서 요가를 하려니 마땅히 배울 만한 곳이 없다고 하소연해 영어 요가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알게 됐다"며 "해외 취업을 생각 중이어서 우선 한국에서 외국인들에게 요가를 재능기부로 가르치고 싶다"고 했다.

    금씨처럼 영어 요가 강사 지망생 중 상당수는 '요가 노마드'의 삶을 꿈꾸고 있다. 전 세계 휴양지를 옮겨 다니며 여행자들을 상대로 요가를 가르치며 살겠다는 계획이다. 은성화(35)씨는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발리로 '요가 여행'을 다녀온 뒤 영어 요가 강사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그는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데 가서 할 수 있는 일을 구상하다가 영어 요가 강사를 꿈꾸게 됐다"며 "국내에 머문다 해도 외국계 기업에 출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단순히 영어 문장을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되고 자신만의 동작을 영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영어 요가 교수법을 가르치는 서정호 한국치유요가협회 교육이사는 "요가는 원래 동양의 수련법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한국인 강사로 일해도 수강생들이 전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며 "오히려 동양의 신비감을 갖춘 요가 강사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메리트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달 초 태국 치앙마이 한 요가원에 취업한 A씨는 "한국에서 요가 강사로 지낼 때보다 취업이 수월했다"며 "다만 현지 물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임금이 높지는 않은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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