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날아든 '한미FTA 개정' 청구서

    입력 : 2017.07.14 03:15 | 수정 : 2017.07.14 07:45

    USTR "한달 내에 협상하자" 사전 예고 없이 한국에 통보
    정부 통상라인 새벽부터 비상
    "무역 불균형 매우 심각" 언급, 재협상 수준의 개정 요구할 듯
    文대통령 "예단 말고 준비하라"

    미국 정부가 12일(미국 시각)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우리 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을 거론한 지 12일 만에 '대한(對韓) 무역 적자 축소' 등을 요구하며 '청구서'를 내민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시각으로는 13일 오전 5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앞으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 명의 서한을 보내 "한·미 FTA의 개정·수정을 논의할 특별공동위원회 회의를 30일 이내에 미국 워싱턴DC에서 갖자"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른 새벽부터 정부 내 통상 라인은 비상이 걸렸다. 속속 세종 청사에 모여 대책 회의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예상보다 빠르게 미국이 사실상 재협상 개시를 통보하자 적잖이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공동위원회는 양국 중 한쪽이 소집을 요구하면 상대방이 원칙적으로 30일 이내에 응하도록 되어 있다.

    미국 측이 요구한 개정·수정 협상은 미 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 추진하는 전면 개정을 위한 '재협상'보다는 낮은 단계다. USTR은 이 서한에서 '재협상(renegotiation)'이라는 단어 대신 '수정(amendments and modifications)'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날 미 정부가 우리 정부에 보낸 공식 서한과 따로 발표한 성명에는 한·미 FTA의 대대적 개정이 불가피한 요구 사항이 대거 들어 있어 형식은 '개정'이지만 내용은 '재협상' 수준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서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점 정책은 전 세계 무역 상대국들과의 무역 적자 축소이며 한·미 무역 불균형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조속한 시일에 구체적인 의제와 개최 시기를 조율할 계획"이라며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석인 만큼 정부조직법이 통과된 이후 공동위원회를 열자고 제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예단하지 말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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