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졸음운전, 근로기준법 59조가 문제다

    입력 : 2017.07.13 03:08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본부장
    성낙문 한국교통연구원 종합교통연구본부장

    지난 9일 졸음운전 버스가 50대 부부가 탄 승용차를 덮쳐 많은 이의 분노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봉평터널 사고 후 몇 가지 개선책이 있었지만 유사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교통사고의 궁극적 책임은 운전자에 있다. 피곤해서 눈이 감기고 몽롱하다면 즉시 차를 세우고 휴식 등을 취할 의무가 있다. 특히 참사를 유발할 우려가 큰 대형버스 운전자는 말할 필요가 없다.

    근래에는 외국의 교통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우리의 버스 시스템을 배우려고 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로 형태의 후진성과 그로 인한 높은 사고율은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원인은 효율성을 명분으로 교통사고를 조장하고 있는 법·제도·관행에 있다. 이를 타파하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도 핵심이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시간의 특례)이다. 근로기준법 50조는 "1일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원칙은 같은 법 59조에서 '운수업'을 적용 대상에서 배제하면서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사용자가 근로자와 서면 합의한 경우, 주당 12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를 허용한 것이다.

    이로 인해 법정 노동시간을 한참 웃도는 과로가 버스 운전자들에게는 마치 정상인 양 적용돼 왔다. 보통 사람이 볼 때 하루 15시간이 넘는 운전, 그것도 버스 운전이 어찌 가능한지 어이없는 일이다. 버스 운전자의 28%는 새벽부터 종일 일하고 이튿날 쉬는 격일제 근로를, 22%는 이틀 계속 일하고 하루 쉬는 복격일제 근로를 하고 있다. 운전은 극도의 피로를 유발하는 노동이다. 그래서 많은 나라가 사업용 자동차에 대한 연속운전시간, 1일 총운전시간, 1주일 총운전시간 등을 법으로 정해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들 국가의 최대 운전시간은 1일 9~10시간이며 아주 많아야 12시간이다.

    이번 사고 후 정부는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다. 물론 버스회사의 안전규정 준수 여부 조사, 교육 강화, 졸음운전 방지 기술 도입 등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근본 처방은 근로기준법 59조(근로시간의 특례)의 개정에 있다. 근로시간 특례를 병원 당직의, 야간 당직자, 연구원 등에게 적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목숨을 좌우하는 버스 운전자에까지 적용한 것은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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