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블라인드 채용, 외모·언변에 좌우될까 걱정

  • 이동진·前 롯데냉동 대표이사

    입력 : 2017.07.13 03:07

    '以貌取人(이모취인)'은 용모로 사람의 능력이나 품성을 평가한다는 사자성어다. 말하는 것을 보고 판단한다는 '이언취인(以言取人)'이란 표현도 있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자우(子羽)는 외모가 추해서 공자가 마땅찮아 하자 공자를 떠나 스스로 공부해 유명한 학자가 되었다. 제자 재여(宰予)는 잘생기고 말솜씨도 뛰어났지만 말과 행동이 달라 반란을 일으켰다가 피살되었다. 공자는 "나는 언변을 보고 사람을 판단했다가 재여를 잃었고, 용모로 판단했다가 자우를 잃었다"며 이후 자세를 바르게 가다듬었다.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외모나 언변이 아니라, 내적 자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블라인드 채용'에 나섰다. 공기관 등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출신지, 가족, 학력, 학점 등을 따지지 않고 '실력' 중심으로 평가하자는 취지다. 벌써부터 인상 좋고 언변 좋은 사람이 면접에서 유리할 거라는 걱정이 나돈다. 채용자 의지의 문제다. 지원자들의 생김새보다는 마음씨, 말솜씨보다는 태도와 인성을 판단하고 읽어내려는 노력에 달렸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꾸며대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를 말하는 巧言令色(교언영색)도 가려내야 한다. '블라인드 채용'이 청년들에게 영합하는 교언영색의 공약(空約)이 돼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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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진 롯데냉동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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