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숭의초, 재벌손자 학교폭력 은폐·축소 확인”… 교장 등 3명 해임요구

입력 2017.07.12 15:40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자녀 등의 학교 폭력 의혹 사건이 벌어진 서울 숭의초등학교에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숭의초가 이 사건을 고의로 축소·은폐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교장 등 교원 4명의 해임을 요구했다. 또 재벌회장 손자 A군 부모에게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교원 4명을 전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12일 교육청 특별감사 결과에 따르면 A군은 5월 30일 가해자 명단에 추가돼 지난달 1일 열린 제1차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부르지 않았다는 학교측 주장과 달리, 사건 발생 초기인 4월 27일 피해학생 어머니가 A군을 가해학생으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측이 A군을 심의 대상에서 누락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사건 직후 작성된 9명 학생의 최초진술서 18장 가운데 목격 학생이 작성한 4장의 진술서와 가해학생 2명의 진술서 등 모두 6장의 진술서가 사라진 점이 새로 확인됐다. 목격 학생이 작성한 진술서는 이번 사안을 비교적 공평하게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학교측이 진술서를 제대로 보관하지 않은 이유에 의문점이 남는다.

분실책임을 두고 담임교사는 생활부장에게 모두 전했다고 주장하고, 생활부장은 받지 못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에 따라 진술서가 분실된 이유에 대해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게다가 학생들의 최초 진술서는 전담기구 조사에서 반영되지 않았고, 학교폭력에 쓰인 야구방망이와 바디워시를 A군이 가져왔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는 학폭위 학부모위원의 발언이 있었지만, 숭의초는 일부 학생들의 진술서를 근거로 A군을 생활지도 권고대상에서조차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학생 부모가 "야구방망이로 맞았다"고 했음에도 학폭위 회의록에 기록되지 않은 점 등도 확인됐다.

비밀로 유지돼야 할 학생들의 진술서와 내부 회의록이 A군 부모에게 유출된 증거도 포착됐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재벌 손자의 학부모가 전담기구 조사 자료 중 이 학생이 작성한 확인서와 자치위원회 회의록을 문자로 요구하자, 생활지도부장은 해당 자료를 사진으로 촬영해 이메일과 문자로 전송하는 등 자료유출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본인 자녀 것을 보내달라고 하니까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하지만, 정보제공을 할 때 공식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게 교육청의 판단이다.

학폭위 구성과 운영에서도 부적정한 사항이 포착됐다. 애초 '숭의초 자치위원회 규정'에는 학부모위원 4명과 교원 2명(위원장 교감 1명 포함), 학교전담경찰관(SPO)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토록 돼 있다. 그러나 숭의초는 학폭위를 개최하면서 규정과 달리 SPO를 배제하고 규정에 없는 교사 1명을 교원위원으로 추가 임명했다.

이에 대해 숭의초 측은 학폭위를 개최해 가해학생을 처분하는 것이 '비교육적인 방법'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숭의초는 1966년 개교 이래 학폭위 심의 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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