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도는 데 40분… 평택 美기지는 여의도 5배 '자족 도시'

    입력 : 2017.07.12 03:05 | 수정 : 2017.07.12 08:03

    [美 8군 사령부, 평택으로 이전… 캠프 험프리스 돌아보니]

    - 웬만한 건 다 있는 동북아 거점
    면적 1467만㎡, 4만2000명 수용
    초중고·병원 등 편의시설 완비, 병력·물자수송 철도 기지도 갖춰

    - 대구·부산 軍需, 평택 작전 허브
    주한미군 173개 시설, 2곳에 통합… 미 2사단 등 내년까지 이전 완료
    한미연합사는 당분간 용산 잔류

    주한 미군은 11일 8군 사령부 신청사 입주식이 열린 경기도 평택의 주한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취재진이 버스로 기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40분(제한속도 시속 40㎞)이 걸렸다. 기지 순환도로 둘레만 18.5㎞에 전체 면적은 1467만7000㎡(444만여 평)다. 여의도 면적의 5.5배다. 안내하는 장교는 "미군이 운용하는 해외 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했다.

    미군의 동북아 거점 기지 역할

    차량에 탑승한 취재진을 가장 먼저 맞은 것은 2㎞ 길이 활주로를 따라 끝없이 도열해 있는 치누크 헬리콥터들이었다. 치누크 행렬이 끝나자 블랙호크 헬리콥터, 아파치 헬리콥터 행렬이 이어졌다. 버스가 활주로를 벗어나 북서쪽으로 5분 정도를 달리자 차창 왼편으로 장갑차, 수송 트럭 등 각종 차량들이 가득한 차량 정비 시설들이 한동안 이어졌다. 국방부 주한 미군 기지 이전 사업단 관계자는 "시설 1개당 크기는 3만2000㎡로, 총 89개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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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리콥터(왼쪽)와 치누크 헬리콥터가 11일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활주로에 서있다. /김지호 기자
    이곳에 새로 건설되는 건물은 총 513개동으로 주한 미군 1만3000명을 비롯해 그 가족과 군무원 등 총 4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웬만한 작은 도시 수준이다. 군인보다 상주 민간인이 더 많기 때문에 군사시설 외에 초·중·고등학교와 병원, 동물병원, 극장, 수영장, 교회 등 다양한 복지·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캠프 험프리스는 단순히 규모뿐 아니라 미군의 동북아 거점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인근 오산 미 공군 기지와 평택 2함대를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기지로, 유사시 미 신속 대응군이 출동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기지 내에 철도 차량 기지가 있어 유사시 부산 등으로 도착하는 대규모 증원 병력과 물자·장비를 신속하게 집결시킬 수 있다. 전쟁 발발 시 한국 내 미국인을 한반도 밖으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 작전(NEO)'을 펴기에도 훨씬 유리해졌다는 평가다. 평택항, 평택역, 오산 기지 등은 유사시 주일 미군 기지 등에서 급파되는 미 증원 전력을 신속하게 전개하는 '입구'인 동시에 비전투원을 소개(疏開)하는 '출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토머스 밴달 미 8군 사령관은 이날 캠프 험프리스 신청사 입주식에서 "이 프로젝트(기지 이전 사업)는 캠프 험프리스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 중 최대 규모 기지로 거듭나게 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는 용산에 잔류

    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1987년 노태우 대선 후보의 공약에서 출발했다. 당시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개발 열풍이 불면서 서울 도심 한복판을 차지하며 남북 교통축을 가로막고 있는 용산기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1990년 용산 기지 이전 한·미 기본합의서가 체결됐고 이듬해 미 8군 골프장이 반환돼 용산가족공원으로 꾸며졌다. 하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4월 한·미 정상의 합의를 계기로 다시 본격 추진됐다.

    주한 미군 이전 사업은 전국 91곳에 흩어져 있던 미군 기지·시설 173개를 평택 중심의 '작전 허브'와 대구·부산 중심의 '군수 허브'로 재배치해 주한 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보장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전체 면적도 2억4197만㎡에서 7675만㎡로 줄어든다.

    사업은 용산 기지를 평택 등지로 옮기는 'YRP 사업'과 의정부·동두천 기지를 이전하는 'LPP 사업' 두 갈래로 진행돼왔다. 사업 규모는 YRP가 약 8조9000억원, LPP가 약 7조1000억원(총 16조원)이다. YRP는 한국이, LPP는 미국이 비용을 부담한다. 다만 한미연합사(용산)를 비롯해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 전력인 210화력여단(동두천), 121병원(용산) 등은 당분간 잔류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한·미 연합 경비대대, 다목적 훈련장인 로드리게스 사격장(포천)은 계속 남는다.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전체 이전 작업은 지난달 기준으로 약 94.4%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용산 기지 이전이 마무리되고 내년까지 미 2사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미군 부대 이전이 완료될 전망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과거 주한 미 2항공여단 본부가 있던 곳으로, 미군 기지 이전 사업을 통해 3배로 확장됐다.

    [지역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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