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류샤오보(왼쪽)와 아내 류샤의 최근 모습.

중국 반(反)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62)가 말기 간암으로 사경을 헤매면서도 해외 치료를 고집하는 것은 아내 류샤(劉霞·56)를 향한 사랑 때문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SCMP는 류샤오보의 친구들을 인용해 "류샤오보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해외에서 치료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그가 중국을 떠나고 싶어 하는 것은 아내가 함께 나가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류샤오보 내외와 가까운 인권운동가 후지아(胡佳)도 "치료를 위해 중국을 떠나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류샤오보가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와 랴오닝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 제1병원은 "류샤오보가 위독해 이동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출국을 불허하고 있다.

류샤오보는 2008년 인권 개선과 일당 독재 종식 등을 촉구하는 '08 헌장'을 주도한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달 23일 말기 간암으로 가석방됐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다. 그의 아내 류샤는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베이징 자택에 연금됐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남편과 재회했다.

사진작가이자 시인인 류샤는 1996년 다롄(大連)노동교화소 식당에서 류샤오보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류샤오보는 톈안먼 사태에 참가한 학생들이 반혁명 분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가 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SCMP는 류샤오보의 해외 치료를 위해 독일 정부가 중국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노력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