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엔대사 "北과 전쟁 생각없다, 金이 빌미 안 준다면"

    입력 : 2017.07.11 03:05

    "北 ICBM 발사는 엄청난 위험… 물 탄 듯한 제재 원하지 않는다"
    원유공급 중단 밀어붙일 듯
    "무역 제재도 할 수 있다"며 中·러에 '행동 나서라' 압박

    니키 헤일리

    니키 헤일리〈사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9일(현지 시각) "우리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추가)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은 물 탄 듯한(watered down) 제재는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는 엄청난 위험(hugely dangerous)"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 도출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대사가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 카드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이봐, 미국은 (북한의) 정권 교체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었지?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일에 말려들 만한 이유는 제공하지 말아야 해"라고도 했다.

    대북 원유 공급 제한, 실현은 미지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제한은 북한이 백기 투항을 하게 만들 만한 유일한 카드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안보리 제재 수단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veto)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 해 필요로 하는 원유량을 110만~120만t 정도로 추정한다. 그중 대부분을 중국이, 나머지 약간의 분량을 러시아가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2013년까지 해관총서(세관통계)를 통해 공개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북한에 수출하는 원유는 한 해 50만t 정도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단둥(丹東)에서 북한의 평북 봉화화학공장으로 직결된 송유관을 통해 매년 50만t 정도의 원유를 무상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송유관은 '북한 경제의 생명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2003년 초 중국은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기를 거부하자 3일간 송유관을 잠갔고, 북한은 바로 손을 들었다.

    북한 원유의 절대적 비중 차지하는 중국 그래프

    하지만 북한을 일종의 '완충지대'로 삼아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러가 대북 원유 공급의 완전한 중단에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러시아는 화성-14형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 채택조차 반대하고 있다. 공급량에 상한선(cap)을 둬서 원유 공급 제한을 추진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한 원유는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의 대북 원유 공급만 제재하는 방식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9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유 공급 제재가) 안보리 회원국들과 굉장히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다만 인도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면 (일정한 양은) 제재위원회에서 예외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한계가 뚜렷하다.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나온 안보리 결의 2270호는 북한산 석탄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민생 목적'은 예외로 규정했다. 중국은 이런 예외 규정을 들어 북한산 석탄을 지속적으로 대량 수입해서 제재의 구멍(loophole)으로 지적받았다.

    美 '세컨더리 보이콧' 나설 듯

    헤일리 대사는 이날 방송에서 중·러도 강하게 압박했다. 헤일리 대사는 "다른 나라들이 김정은의 손을 잡을지, 아니면 김정은이 ICBM을 지닌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나라의 편에 설지 지켜보겠다"며 "중국이 우리와 함께 일하게 될지, 러시아가 그저 미국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 위해 북한 편에 설지 며칠 안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많은 나라와 무역을 한다. 만약 미국의 안보를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있다면 무역 제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도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은 물론 대미 무역에서도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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