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경전철 '우이·신설線' 개통 9월로 연기

    입력 : 2017.07.11 03:05

    열차 간격 조정 등 위해 당초 이달 29일에서 늦춰

    서울의 첫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우이동~신설동, 11.4㎞) 개통이 이번 달 29일에서 9월 2일로 미뤄졌다. 무인(無人) 시스템인 이 열차의 출입문 개폐(開閉) 시간이 짧아 어린이나 노약자가 제때 내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시가 개통을 불과 18일 남겨놓고 시민과 약속을 어긴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우이신설선 노선도
    우이신설선은 당초 출퇴근 시간대를 기준으로 2분 30초마다 열차 1편씩이 도착하도록 설계됐다. 일반 역에선 10초, 환승역에선 20초 동안 문을 열도록 되어 있다. 기관사가 있는 열차는 상황에 따라 개폐 시간을 달리할 수 있지만 무인 열차는 이런 조절이 불가능하다. 지난 4월과 5월엔 같은 무인 방식인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유모차를 밀고 들어가려던 여성이 유모차만 태운 상태에서 문이 닫혀 낭패를 보는 일이 있었다.

    서울시는 5월 중순부터 열차 간격을 3분으로 늘리고 출입문 개방 시간도 10초씩 늘리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다시 짰다. 하지만 지난 5일 안전 점검을 맡은 교통안전공단이 "시험 운행을 3주 더 한 뒤, 4주간 안전성을 검토하겠다"고 시에 통보했다. 폭우가 내리면서 일부 역사에서 비가 새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사업자인 우이신설경전철 주식회사는 애초 예정일보다 4주 늦은 8월 26일 개통하려 했으나, 10일 서울시 내부 회의 결과 개통이 일주일 더 연기됐다.

    우이신설선 개통은 그동안 여러 차례 늦춰졌다. 2012년 11월에 시공사 중 하나인 고려개발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정릉삼거리~SK북한산시티 구간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토지 보상, 소음 민원, 안전사고 등으로 계속 공사가 미뤄졌다. 시는 예정보다 2년 이상 늦은 2016년 11월 개통하는 것으로 공기(工期)를 늦췄다.

    문제는 작년에도 이어졌다. 우이신설선은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 등 기업 10곳이 민자 방식으로 추진했다. 작년 3월 국민은행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貸主團)은 수익성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1300억원 규모의 대출을 거부했다. 사업자는 작년 8월 자금난에 빠지면서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시는 보조금 327억원을 긴급 수혈했다. 시와 사업자는 경전철 사업의 손실 부담과 수익 구조 개선 문제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당시 시는 '시공사가 계속 공사를 미루면 시 사업 참여에 제한을 두겠다'는 강경 방침까지 밝혔다. 결국 사업자는 21일 만에 공사를 재개했다. 하지만 개통 시점은 작년 11월에서 2017년 7월로 또다시 미뤄졌다. 그런데 시는 이번에 안전 문제를 들어 다시 개통을 9월로 미룬 것이다.

    우이신설선이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파산한 의정부 경전철의 길을 밟을 가능성은 없을까. 사업자인 우이신설경전철은 지난 2009년 하루 이용객을 13만명으로 계산했다. 왕십리역과 상계역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13.4㎞) 사업과 연계하고, 도시 개발, 물가 상승, 유동 인구 등을 고려해 나온 수치다.

    하지만 시가 2010년부터 추진 중인 동북선은 아직도 사업 협상 단계이며, 서울시 인구는 1046만명(2009년)에서 992만명(올 5월)으로 줄어 우이신설선 수요 예측도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국 관계자는 "우이신설선은 철도 사각지대인 정릉, 미아뉴타운, 삼양동, 수유동 등을 지나기 때문에 우리가 예측한 승객 수요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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