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北核 정면충돌… '마러라고 허니문' 3개월만에 끝

    입력 : 2017.07.10 03:06

    [G20 뒤흔든 北核]

    트럼프, 北압박 전제로 덮어두기로 한 "美·中 무역 불균형" 다시 제기

    - 美·中정상회담 90분 내내 대립
    트럼프 "中, 이제 뭔가 해야한다"
    시진핑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무역 언급엔 "서로 존중을" 불만

    - 美, 대북 압박은 계속
    상원 "제3국 금융제재法 발의"
    CNN "며칠 내 알래스카에서 사드 이용한 IRBM 요격 훈련"

    8일(현지 시각)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석 달 전 첫 회동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문제를 놓고 의기투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중국의 대북 압박을 촉구했다. 시 주석도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미·중 간 거리는 빠르게 멀어지는 양상이다. 이날 두 번째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북한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에게 현재와는 차원이 다른 대북 제재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유엔 차원의 제재와) 동시에 대화를 촉진하고 국면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증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나흘 전 중·러 정상회담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한목소리로 외쳤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및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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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보란 듯… 손잡은 韓美정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독일 함부르크에서 G20 정상회의 문화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부인 멜라니아를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을 뻗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자신의 오른손으로 두드리면서 친분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마친 뒤 바로 뒷줄에 서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을 흘긋 돌아봐“한·미 동맹을 과시하며 시 주석을 견제하려 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동안 거론하지 않았던 미·중 무역 불균형 문제를 꺼내들며 "이 문제는 매우 큰 이슈"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석 달 전만 해도 시 주석의 대북 제재 동참을 전제로 양보했던 이슈를 다시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양국이 핵심 이익과 상호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이견과 민감한 문제에 적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맞섰다. 시 주석의 이 발언은 무역뿐 아니라 최근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고,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승인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된다. 결국 두 정상은 '북핵 문제에 대해 소통을 계속하자'는 선에서 회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관변학자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 전부터 공세를 예고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을 중단시키려는 중국의 노력이 일관성 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중국은 중요한 행동을 취하다가도 여러 이유를 내세워 중단하곤 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주 미국이 단행한 (중국 단둥은행) 제재는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은 어디에 있든지 추적해서 제재할 것이란 우리의 결의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일 회담에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북한의 불법행위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공동 노력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일본과 한국에 대한 어떠한 공격에도 미국은 모든 방어 능력을 총동원해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대북 압박의 고삐를 계속 조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팻 투미(펜실베이니아)와 민주당 소속인 크리스 홀런(민주) 미 상원의원은 "북한과 북한 조력자에게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북한 정부와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몇주 안에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중국 측 은행을 겨냥한 것이다. 미 국방부도 북한이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사정거리에 있는 알래스카에서 며칠 내에 사드를 이용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요격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CNN 등이 보도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결의 초안을 작성해 중국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대북 석유 금수(禁輸)와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 제한 등이 담겨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러는 이 같은 고강도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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