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비정규직 문제로 내분

    입력 : 2017.07.10 03:12

    "임용고시 뚫은 사람들과 차이 없어서야"
    "정규직 교사들의 갑질, 노동자 의식 박약"

    "채용 과정이 다른 사람들까지 왜 우리가 정규직화 도와야하나"
    일부 조합원들 반발 움직임

    "비정규직 처우 개선 동의해도 일괄 정규직화는 다른 문제"

    전교조가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 투쟁에 동참하자, 일부 젊은 교사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전교조 집행부가 교권 보호에 나서야지 왜 비(非)조합원을 감싸느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성 조합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갑질" "(비정규직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동자 의식이 박약하다"며 맞서는 양상이다.

    이 같은 전교조의 내부 갈등은 최근 민주노총 '사회적 총파업'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비정규직 철폐를 주요 요구 조건으로 내건 민노총의 이번 파업에 전교조 집행부가 동참하자, 일부 조합원이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전교조는 정규직 교사 중심의 노조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탈퇴하겠다는 조합원들의 전화가 걸려오는 바람에 전화받기가 두렵다"고 썼다.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또 전교조 집행부가 조합원 권익(權益)보다 기간제 교사, 조리사, 교무행정사 등 학교 비정규직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한다.

    송 대변인은 "총파업을 앞두고 민주노총 등이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는)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 들이밀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교조 출신의 한 교장은 "학교 비정규직은 알음알음으로 채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은 문제가 있다"면서 "전교조 집행부가 '노동자 의식'을 운운하면서 조합원들을 설득하겠지만, 대다수 젊은 교사들은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전교조는 "학교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지만, 현행 교원 임용 체계를 무너뜨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교사 전환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조합원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정확한 전교조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현재 초·중·고교 비정규직은 약 38만명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교무행정사·과학실무사·전산실무사·급식사 등 학교 회계직 14만명, 영어 전문·스포츠 전문강사 등 전일제 강사 16만4000명, 기간제 교사 4만6000명, 간접 고용 노동자 2만7000명 등이다. 직종만 50여 개에 이른다.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일선 교사, 교육 행정직 사이에서도 비정규직을 일괄 정규직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해 인터넷의 한 교원 커뮤니티에선 '교대·사범대는 왜 있어야 하는 거냐' '반대 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는 식의 부정적 댓글이 달리고 있다. 교대에 재학하는 한 재학생은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교사·교육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만 바보 만드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에는 당시 야당인 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학교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는 교육공무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교직 사회 반발로 철회했다. 지난달에도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등 11명이 기간제 교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현직 교사들과 일부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문자 폭탄'을 받고 철회한 적이 있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입직(入職) 절차나 직무 성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정규직화를 시도할 경우 기존 정규직들이 반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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