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함성보다 뜨겁다, '700℃의 땀방울' 흐르는 논산 工團

    입력 : 2017.07.10 03:06

    [히든 시티] '기업을 위한 기업에 의한…' 논산, 국방·문화·산업 도시로

    - 일자리 기업 모십니다
    양지2농공단지 알루텍 공장선 알루미늄괴 녹이는 작업 한창
    국비 47억 지원받도록 해 유치… 2년간 이전 약속한 업체 26곳

    - 軍과 공생합니다
    국방 인프라 연계한 産團 구상… 밀리터리 파크 9월 완공

    백제 말기였던 660년 충남 논산시 연산면 일대에선 황산벌 전투가 벌어졌다. 5000명의 백제 결사대가 신라군 5만명과 맞서 싸웠다. 백제군엔 처자식까지 칼로 베고 나선 계백 장군이 있었고, 김유신 장군이 이끈 신라군엔 단기필마로 적진에 뛰어든 화랑 관창이 있었다.

    황산벌에서 숨을 거둔 계백 장군과 화랑 관창의 혼(魂)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국군 신병 양성소인 육군훈련소를 통해서다. 1951년 논산시 연무읍에 제2훈련소로 창설된 이후 이곳에서 훈련을 받고 각 부대로 배치된 군 장병이 800만여 명에 이른다.

    근로자들이 700도가 넘는 용해로 앞에서 합금 용액에 질소 가스를 불어 넣기 위해 호스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산업단지의 불은 폭염에도 꺼지지 않는다. 지난달 충남 논산에 있는 알루미늄 합금 제조 회사인 알루텍 공장. 근로자들이 700도가 넘는 용해로 앞에서 합금 용액에 질소 가스를 불어 넣기 위해 호스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다. 불순물이 질소와 결합하면 표면으로 떠오른다고 한다. 용해로의 열기 때문에 호스의 끝쪽엔 불길이 일고 있다. 불순물을 제거한 용액은 냉각 과정을 거쳐 빌렛(길이 6.3m, 지름 15.2~27.9㎝의 기둥 형태)으로 가공된다. 빌렛을 압출·가공해 자동차 부품, 산업구조재 등 각종 관련 제품을 만든다. /신현종 기자
    '신병의 추억'으로만 각인되던 논산시가 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국방 문화산업을 통해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2010년 취임한 황명선 논산시장은 '기업 이전' 소문만 돌면 해당 업체를 찾아가 논산으로 오라고 홍보했다. 산업단지 조성, 행정 절차 간소화 등 지원을 약속하며 공격적으로 유치 작전을 벌였다. 그 결과 산업단지 면적은 2010년 92만㎡(입주 업체 80개)에서 현재 292만㎡(108개)로 3배 이상 넓어졌다. 일자리도 5만8800개에서 6만9300개로 늘었다.

    ◇'기업 마인드' 행정

    충남 논산시
    지난달 20일 오후 논산시 연무읍 양지2농공단지 알루텍 논산 공장에선 알루미늄괴(塊)를 녹이는 용해로가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용해로 반대편에선 알루미늄 합금 용액을 주조 틀에 넣어 길이 6m 가 넘는 기둥(빌렛)으로 뽑아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장현민 알루텍 논산 공장 상무이사는 "매달 4500t 생산하는 빌렛을 계열사 공장으로 보내 스마트폰·TV·자동차 부품과 새시로 제작한다"고 말했다.

    충북 옥천군에 있던 알루텍은 지난해 7월부터 논산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다. 같은 농공단지에 있는 계열사 현대알루미늄은 앞선 2014년 옮겨왔다. 논산시가 공장 부지를 일반 농공단지에서 전문 농공단지로 변경시켜 국비 47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부지 매입과 공장 설립 등 번거로운 행정 절차도 논산시가 무료로 대행해줬다.

    알루텍, 현대알루미늄을 비롯해 8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 매출 1조원대 알루코그룹은 2020년까지 3200억원을 들여 전국에 흩어진 본사와 공장을 논산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최근 2년간 공장 신축 공사를 시작했거나 논산 이전을 약속한 기업은 26개이다. 기업을 유치하려는 논산시의 노력은 2014년 기업 하기 좋은 도시 1위(대한상공회의소 조사),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우수상 2년 연속(2015·2016년) 수상,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중 일하기 좋은 도시 부문 대상(2017년)으로 인정받았다. 황명선 시장은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마인드로 접근한 것이 유치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군(軍)과 공생하는 신산업

    논산시 연무읍의 육군훈련소(450만㎡)에서 훈련받는 육군과 의무경찰·소방, 사회복무요원 등은 연평균 12만명이다. 훈련병 입소식과 영외 면회에 찾아오는 방문객은 연간 100만여명. 논산시는 전체 면회객의 20% 정도가 지역 내에서 숙박과 식사를 해결하면 180억원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한다.

    논산시 연무읍 황하정리 5만3570㎡ 부지에 들어서는 논산 밀리터리 파크.
    논산시 연무읍 황하정리 5만3570㎡ 부지에 들어서는 논산 밀리터리 파크. 서바이벌 체험장과 스크린 사격장, 병영 체험 시설, VR(가상현실) 서바이벌 게임장을 갖추고 오는 9월 개장한다. /논산시
    논산시는 면회객들을 위한 편의·휴게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고심 끝에 밀리터리 파크를 구상했다. 육군훈련소 인근 5만3570㎡ 부지에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밀리터리 파크는 서바이벌 체험장과 스크린 사격장, VR(가상현실) 서바이벌 게임장, 병영 체험장으로 구성됐다. 면회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군 문화를 체험하고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신헌준 시 미래사업과 주무관은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유명 연예인을 보려고 중국·일본에서 해외 팬들도 찾아오고 있다"면서 "밀리터리 파크가 생기면 외국인 관광객 코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논산·계룡 국방산업단지 사업이 정부 지원을 받는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9월 논산시 양촌면에 국방대학교가 문을 연다. 논산엔 기존 육군훈련소·육군항공학교가 있고, 인근 계룡시엔 육·해·공군본부가 있다. 이런 국방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방 관련 산업기계 및 장비 제조 업체, 연구 시설을 모아 국가 전략 산업단지로 만들면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이 된다.

    [지역정보]
    충청남도 중남부에 위치한 논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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