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책으로 읽는 '암자의 문풍지 떨리는 밤'

    입력 : 2017.07.07 03:06

    - 정목·원철 스님 새 수필집
    '꽃도… ' 보통 사람을 위한 응원
    '스스로를… ' 내 삶의 주인 되기

    이 책들을 펼치기 전엔 이후 일정을 살펴야 한다. 일단 펼치면 최소 2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그래서 휴가철에 어울리는 책들이다. '불교계 대표 글쟁이'인 정목 스님과 원철 스님이 최근 펴낸 수필집들이다. 정목 스님은 서울 삼선교 정각사 주지, 원철 스님은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산사(山寺)로 출가해 서울에 사는 이들이다.

    정목 스님과‘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정목 스님과‘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베스트셀러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로 사랑을 받은 비구니 정목 스님은 4년 만에 신작 '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꿈꾸는서재)를 내놓았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하루하루 애쓰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을 위한 위로와 응원이다.

    자정을 넘긴 시각, 전화가 걸려온다. 자살하려다 마지막으로 통화하고 싶다는 40대 후반 가장이다. 정목 스님은 찬찬히 사연을 듣곤 말한다. "고통을 인내한 아버지의 용기와 꿋꿋한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냐"고. 그 가장은 다음 날 그 시간쯤 다시 전화를 걸어온다.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이다. '귀 기울여 듣기, 공경하는 마음' '암자의 문풍지 떨리는 밤' '밥값 하는 마무리' 등 소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짐작할 수 있다.

    원철 스님과‘스스로를 달빛 삼다’
    원철 스님과‘스스로를 달빛 삼다’
    원철 스님의 '스스로를 달빛 삼다'(도서출판 휴)는 '21세기형 출가 생활의 행복'을 전한다. 승속(僧俗)을 넘나드는 경험을 전하는 글은, 결국 불법(佛法)의 매력으로 이끈다. 그는 반야심경 중 '불구부정(不垢不淨)' 즉 '더러운 것도, 깨끗한 것도 없다'는 구절을 보며 쓰레기통을 떠올린다. "진짜 '더러움의 실체'가 있다면 사람에게도 파리에게도 똑같이 더러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묻는다.

    마찬가지로 그는 '시간과 시각(視覺) 달리하기'를 권한다. 서울 북촌, 평창 월정사 주변은 항상 관광객이 넘쳐난다. 그렇지만 시간과 시각을 바꾸면 같은 공간도 전혀 다른 풍경을 내어준다. 결과는 '그곳에서 내가 주인 되기'이다. 제목의 '스스로를 달빛 삼다' 역시 부처님 유언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을 비튼 것이다. "불보(佛寶)와 법보(法寶)는 원래 보물이지만, 살아 움직이는 승보(僧寶)는 보물단지가 될 수도 있고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금가루가 아무리 귀하다 한들 눈에 들어가면 병이 된다"…. 곳곳에 박힌 촌철살인의 구절도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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