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노인大國' 중국…실버산업, 新성장 산업으로 뜬다

양로 서비스 같은 실버산업이 중국에서 신성장 산업으로 뜨고 있다.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고령화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던 중국을 '실버산업의 메카'로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다.

    입력 : 2017.08.13 08:01

    2억2000만 '노인大國' 중국…실버산업 급성장하는 중국

    전직 대학교수인 후칭잉(85)씨는 베이징 근교의 한 실버타운에 산다. 수영장과 체육관이 갖춰진 이곳에는 그를 포함해 1600명의 은퇴자가 생활한다. 열 명 중 세 명은 자녀들이 해외에 나가 있어 함께 살 가족이 없다. 후씨는 가구와 가전제품은 물론 전담 간호사 호출 버튼까지 갖춘 방 두 개를 쓰며 월 7000위안(약 120만원)을 낸다. 방 크기에 따라 월세는 5000위안에서 1만3000위안까지 다양하다.

    블룸버그 "중국,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따라갈 가능성 높다"
    /블룸버그

    이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얀다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32억위안(5400억원)을 투자해 방 8000개를 가진 실버타운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는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이곳을 둘러보러 오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300~400명이나 돼 안내 담당자들이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다.


    현재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억2000만명. 2015년 기준 중국 전체 인구 13억5000만명의 16% 수준,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 인구의 23%나 된다.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2030년엔 미국 전체 인구(3억5000만명)를 따라잡고 2050년이 되면 무려 4억40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때가 되면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전체 인구 면에선 중국이 2024년쯤 인도에 인구 1위 자리는 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 때문에 '노인 대국' 지위는 적어도 이번 세기 안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中노인층
    잠재구매력 급팽창할듯

    노인 인구가 급속하게 증가하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지만, 실버산업에는 막대한 기회가 된다. 중국노령과학연구중심에 따르면, 중국 노년층의 잠재 구매력은 2014년 4조위안(678조원)에서 2020년 9조2000억위안으로 커진 뒤 2030년 26조7000억위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건강식품과 성인용 기저귀 같은 각종 노인용품, 가족을 대신한 양로 서비스, 실버타운과 같은 양로부동산, 각종 보험과 연금 등 실버 금융이 중국의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나라별로 '건강을 위해서라면 추가적인 지출을 할 의향이 있느냐'는 설문을 했더니 73%의 중국인들이 '그렇다'고 답했다. 전 세계 평균 61%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치였다. 건강을 챙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건강보조식품 소비다.

    중국의 건강보조식품 판매량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평균 36%씩 성장해 2437억위안(40조원) 규모로 커졌다. 노인 대국 일본마저 제쳤다. 2020년이 되면 건강보조식품 시장은 2015년의 두 배인 4803억위안(81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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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룸버그, PIXABAY

    건강보조식품, 성인용 기저귀 등
    실버용품 소비 크게 늘어

    세계 최대 식품 업체인 스위스 네슬레 등 글로벌 업체들은 이미 발 빠르게 중국 실버시장을 파고들었다. 네슬레는 지난 5월 중국에서 새 분유 제품을 출시했다. 영·유아용이 아닌 '중·노년 영양분유'였다. '뇌 기능 유지를 위한 성분을 강화했다'는 등의 문구로 50대 이상 고령층을 공략하고 있다.

    노인용품 소비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인용 기저귀다. 2015년 중국의 성인용 기저귀 소비량은 28억6000만개로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아용 기저귀의 소비 증가율 12.7%보다 더 빠른 성장세였다. 하지만 성인용 기저귀 소비량은 2015년을 빼고는 매년 40% 이상씩 성장, 일회용 위생용품 중에 가장 빠른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생명보험사들은 대도시에 실버타운을 건설해 운영하면서 실버타운 입주권이 포함된 연금보험을 팔고 있다. 중국 타이캉생명은 2015년 베이징에 이어 최근 상하이에 3000명 규모 실버타운을 오픈했다. 국영 부동산 기업들도 양로부동산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완커(萬科), 바오리(保利) 등 대형 부동산개발사들은 중국 전역에서 80여 개 실버타운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中 실버산업 투자 절차 간소화…해외 투자도 유치
    국 베이징의 한 고급 노인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이 간호사가 미는 휠체어에 앉아 정원을 산책하고 있다. 중국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버산업도 급팽창하고 있다. 2015년 현재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 네 명 중 한 명이 중국인일 정도다. 중국 사회과학원은“2055년이 되면 중국 인구 10명당 4명이 60세 이상 노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부 실버타운은 가입비가 100만위안(1억6500만원)에 이른다. 중국도 '부모는 자녀가 봉양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핵가족화로 이런 전통도 변하고 있다. 중국의 부호연구소인 상하이 후룬연구소가 1000만위안(16억5000만원) 이상 자산을 가진 111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은퇴 이후 집에서 지내겠다는 비율은 63%로 예전 조사(85%)보다 줄어들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지면서 더 이상 자녀에게 기대려 하지 않는 노인들과 직장 때문에 부모를 모시기 힘든 자녀들 사이에서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서민층에서는 양로원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베이징의 일부 인기 양로원은 대기자가 많아 100년을 기다려도 입주하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중국 양로 서비스 산업의 경우 약 72%가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이다. 민간자본에 의한 투자가 부족해, 현재 양로원들로는 중국 전체 노인의 3%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을 만큼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기사 더보기

    일본의 특수용품 교역 회사인 스가하라사(社)는 지난해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실버케어 제품 전시장을 열었다. 휠체어와 전자 제어 침대 등 일본에서 판매되는 첨단의 노인·양로용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노인들의 가족이나 양로 서비스 전문 기관들을 겨냥한 공간이었다.

    전시장 개설을 위해 스가하라사는 중국 정부 산하 중국전자상회와 칭다오 실버하이테크라는 현지 IT 기업과 손을 잡았다. 거의 무방비로 고령화 사태를 맞은 중국 정부로선 실버산업 대국 일본의 경험이 절실했던 것이다.

    (왼) 일본의 노인 모습. (오) 중국의 노인 모습. /블룸버그

    고령화 대국 일본은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다. 일본 실버케어 전문 기업들은 발 빠르게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 입장에서는 거대한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어보겠다는 것이고, 중국은 중국대로 지금 능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노년층의 각종 수요를 일본과 손잡고 해소해보겠다는 것인데 이런 계산이 서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중국전자상회 리위펑 사무총장은 "중국에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실버용품들은 품질이 탁월하다"며 "중국 고령층 소비자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 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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