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단국대학교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 인재 ▲창의 인재 ▲자기주도 인재 등을 배출하기 위해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학사 전반에 도입하기로 했다. AI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하겠다는 얘기다.

AI를 도입한 단국대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대학 모습과 180도 달라진다. AI 기반의 검색엔진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최적화한 답변을 개인에게 제공한다. 강의실 수업 외에 학생 스스로 챙겨야 했던 학사 시스템 전반도 AI가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관리한다. 단국대 AI 서비스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365일 24시간 질문·답변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정보 제공 ▲다양한 매체를 통한 답변 제공 ▲객관적인 최신 정보 습득 ▲학생 개인 상황·적성에 따른 맞춤 상담 등이다. 이에 따라 기존 상담자 역할을 하던 교수와 직원의 업무 능력 향상도 가능해진다. 단국대 측은 "학생 수요가 가장 큰 AI 교과목 정보 서비스를 2018학년도 2학기부터 제공할 계획"이라며 "특정 교과목에 대한 정보를 문의하면 교재와 수업 관련 논문, 인터넷 학습 자료 등을 AI가 학생에게 제공해 강의시간표 설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국대는 이를 위해 '미래교육 혁신원'을 만들고 '에듀아이(EduAI)센터'를 신설했다. 또한 지난 1년간 한국IBM의 컨설팅을 받고 업체 선정에 나섰다. 최근 AI 캠퍼스 구축 업체로 SK텔레콤을 선정해 단계별 서비스 프로그램을 구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디바이스 'NUGU'를 통해 인공지능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국어를 인식하는 능력이 탁월해 앞으로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서비스 제공에도 강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학생들은 인공지능 캠퍼스를 통해 취업 컨설팅을 비롯해 자기계발 컨설팅, 학사정보 컨설팅 등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금융보안 전문가'를 꿈꾸는 학생이 진로에 대한 질문을 하면 개인 역량과 상황을 기반으로 금융보안 교과목 추천, 비교과 활동, 자격증 취득 조언 서비스 등을 한번에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단국대는 인공지능 캠퍼스를 2021년도까지 4단계에 걸쳐 완성할 예정이다. 장호성 총장은 "AI를 도입하는 가장 큰 목적은 학생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라며 "지금까지 대학 교육이 미리 만들어 놓은 틀을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 체제로 운영됐다면, AI가 도입된 단국대는 대학이 가진 정보와 대학 구성원 전체 및 외부 빅데이터를 학습한 AI를 학생들이 스스로 이용하는 수요자 중심 운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새로운 교육법도 필요하다. 단국대는 그 해법을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에서 찾았다. '디자인싱킹'이란 '혁신을 위한 사고방식'을 뜻하며, 여기서 디자인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최적의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란 의미다. 애플, SAP, IBM, PTC 등 세계적 소프트웨어·IT 기업 등에서는 이미 혁신을 위한 사고방식으로 디자인싱킹을 활용하고 있다.

단국대는 지난해 디자인싱킹을 전문적으로 교육·연구하는 'SW디자인융합센터'를 신설했다. 센터는 획일적인 교육방식을 탈피하고 창의력을 배가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시스템 등을 교육 도구로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취합·가공하며 집단지성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단국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국가인재원의 신임사무관 교육과정을 넘겨받아 수요자 중심의 문제 해결 방법론을 교육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교류도 활발하다. 지난해 6월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사이언스학과 재학생과 교양학부 교수들은 일본 도쿄대 아이스쿨을 찾아 일본 디자인싱킹 최고 권위자 호리 히데유키 교수와 워크숍을 진행했다. 당시 용인시의 다양한 민원 문제를 일본의 선진사례를 통해 해결, 불법 현수막을 에코백으로 제작해 나눠주자는 아이디어 등을 제안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디스쿨 강사들이 단국대 죽전캠퍼스를 찾아 '디자인싱킹 부트캠프'를 개최했다. 구글, 파나소닉을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디자인싱킹 실전 경험을 쌓은 이들이 단국대 재학생 3~4명과 한팀이 돼 민원 문제, 저출산 해결 대책, 국내외 정치 갈등 등 다양한 주제의 문제해결 방법을 도출하기도 했다.

김태형 단국대 SW디자인융합센터장은 "도쿄대 아이스쿨은 일본 공공문제를 중심으로, 스탠퍼드대 디스쿨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글로벌 기업 등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디자인싱킹을 확산해 왔다"며 "이번 워크숍은 각 디자인싱킹의 노하우를 통해 '한국형 디자인싱킹'을 개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