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 후보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서울지검 특별수사부 등 엘리트코스를 밟은 대표적 ‘특수통’ 검사다.
문 후보자는 광주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2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1994년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근무할 당시 ‘지존파 사건’을 파헤치는 데 앞장섰다.
당시 평검사였던 문 후보자는 지리산에서 일어난 승용차 추락 사고가 살인사건이라는 의심을 품었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고 변사체의 부검에도 관여했다. 검찰은 이를 단서로 지존파 사건을 밝혀냈다. 당시 문 검사의 수사가 꼼꼼하고 철저해 “수사 교본에 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문 후보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서울지검 특수부로 발령났다. 서울시내 버스조합비리, 대형건설회사 담합비리,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추적 등 굵직한 사건들을 수사했다.
이후 대검 중앙수사부 공적자금비리 수사본부에서 대기업 수사를 담당했고 2004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다. 이후 대검찰청 특별수사지원과장과 과학수사2담당관으로 일했다.
2007년에는 대검찰청 중수1과장으로 근무했다. ‘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에 참여했다. 당시 함께 수사에 나섰던 이들이 윤석열(57·23기) 현 서울중앙지검장과 윤대진(53·25기) 현 부산지검 2차장검사다.
문 후보자는 이듬해인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발탁됐다. 이명박 정부 초기라서 ‘요직에 호남 출신을 앉히면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검찰 내부에서 문 후보자를 적임자로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문 후보자는 당시 3차장검사였던 김수남(58·16기) 전 검찰총장과 호흡을 맞추며 방송계 로비 의혹과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사돈인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도 맡았다.
이후 수원지검 2차장과 인천지검 1차장, 대검 선임연구관 등을 거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서울서부지검장 시절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지휘해 구속기소했다.
대전지검장으로 일하던 2015년에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으로 발탁돼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에는 검찰개혁추진단 내 ‘바르고 효율적인 검찰제도 정립 TF’ 팀장을 맡아 검찰 개혁 작업을 맡았다. 문 후보자는 당시 검찰 제도 개혁 관련 연구 책임을 맡았다.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김종빈 전 총장(70·5기) 이후 12년 만에 호남 출신 검찰총장이 된다.
뿐만 아니라 법무·검찰 수뇌무 모두 호남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 박상기(65)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전남 무안출신이다.
문 후보자는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원하시는 것, 형사사법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우리나라 시대 상황이 바라는 것을 성찰하고 또 성찰하겠다”며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