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저출산·고령화 유독 심각한 한국… 어떻게 맞설까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는 사회경제적 발달에 따라 여러 선진국에서도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의료 기술 발달과 함께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수명은 증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받아들이기에 한국 청년층의 출산 기피 현상은 예외적으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 이영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 편집 =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7.08.13 08:01

    올해 출생하는 아기들이 40만명을 채 넘기지 못하고 30만명대로 감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생아 수가 63만명이었던 2000년 이후 저출산 현상이 지속하면서 출생아 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저출산 현상과 함께 고령층의 기대수명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15년 12.8%에서 2065년 42.5%로 3배 이상 커질 전망입니다. 저출산·고령화는 우리나라에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적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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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 20세 이하 젊은이가 아예 없는 경북 성주군의 한 마을의 모습. /조선DB

    우선 소득이 증가할수록 가정에 즐거움을 주는 자녀를 더 낳고자 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를 경제학적으로는 '소득효과'라고 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 양육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자녀를 덜 낳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대체효과'라고 합니다.

    특히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출산과 양육으로 인해 여성 자신의 앞으로 경력과 이에 따른 소득을 포기해야 한다면 대체효과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처럼 대체효과가 소득효과보다 클 경우 소득이 높아질수록 출산은 감소하게 됩니다. 더욱이 부모가 단순히 많은 자녀를 낳으려 하기보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자 한다는 열망이 크다면, 좀 더 적은 수의 자녀를 낳아 그 자녀에게 집중하여 투자하려 하겠지요.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녀에게 투자되는 비용이 많이 들수록 자녀의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저출산·고령화를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꼽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나라 청년층의 출산 기피 현상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예외적으로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사회경제적 발달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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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7명으로 2001년 이후 초저출산 기준 1.3명보다 낮아 16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출산 기피 현상은 우리 사회의 노동시장, 교육, 문화 등 여러 부문에 걸친 구조적 문제들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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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원인은 청년층의 부담

    자신과 장차 태어날 아이의 미래를 내다볼 때 결혼과 출산을 피하게 하는 현재의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또, 출산율 하락과 더불어 고령층의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인구가 급속히 고령화돼 2060년쯤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인 인구 증가는 공적연금, 건강보험 등 공적 부문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우리나라 사회 보장 지출은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1%에서 2060년 GDP 대비 2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연구는 우리나라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기혼 가구의 출산율 하락보다도 혼인율 하락, 즉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성의 초혼 연령이 1995년 25.3세에서 2014년 29.8세로 늦춰졌고, 남성의 경우에도 28.4세에서 32.4세로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이 첫 자녀를 출산하는 나이는 1995년 26.5세에서 2014년 31세로 늦춰져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초산 연령이 늦춰진 나라 가운데 하나가 됐고, 가장 늦게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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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인을 피하거나 늦추는 이유를 청년들에게 직접 설문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불안정한 고용과 소득, 과도한 주거비 부담에 대한 응답이 높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직장과 가정생활을 조화시키기 어렵다는 응답이 특히 높았습니다. 물론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자녀에 대한 높은 교육비, 보육비 부담을 꼽았습니다.

    실제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설문 조사 결과와 유사한 분석 결과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일자리를 아예 갖지 못할수록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거나 늦췄습니다. 특히 주택 가격이 상승할수록 주택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가지는 전세 거주자들의 출산이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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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문제는 자녀 교육, 청년 고용, 주택 마련, 일·가정 양립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혼, 출산부터 자녀를 양육·교육하고 취업·결혼을 통해 독립시키는 데까지의 부담을 낮춰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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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위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보육과 근로 환경의 변화가 필요하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시장 개혁, 과도한 교육·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적 개입도 동시에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주택시장, 일·가정 양립, 교육 분야에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굵직한 분야의 정책들을 함께 조율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책 의지가 뒷받침돼야 하며 실질적인 총괄 기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더보기

    저출산 대책들이 속속 도입되고 있습니다. 자녀 양육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육료 지원이 확대됐고, 내년에는 현금을 지원하는 아동수당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이런 대책들이 실제로 출산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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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뛰어난 출산 장려 정책으로 3년 연속 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한 해남군의 아이들 모습. (오)스웨덴 스톡홀름시에 있는 화이자스웨덴사의 영업팀장 카타리나 나브요드씨가 9개월 된 아들을 데리고 출근했다. 그는“육아 휴직 상태이지만 급한 회사 업무가 있으면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기도 하고, 휴직 기간이 끝나면 탄력근무시간제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선DB

    OECD 국가들이 아동 및 가족에게 지출하는 재정 지출과 출산율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양(+)의 관계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동·가족에게 지출하는 재정 지원이 많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재정 지출이 출산율을 올린다는 인과 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출산율이 높은 나라에서 국민의 수요에 의해 아동과 가족에 대한 지원이 많은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실제로 출산율을 올리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이러한 정책들의 도입 전후 또는 확대 전후의 출산율을 비교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 나라의 분석을 토대로 살펴보면, 어느 특정 한 가지의 정책이 출산율을 높이기보다는 양육 부담을 감소시키면서도 안정적으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들이 잘 조율돼 지속적으로 추진될 때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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