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前대통령 공판 중 지친 듯 갑자기 엎드려… 재판 조기 종료

조선일보
입력 2017.07.01 03:08

前 K재단 과장, 수첩 두 권 공개 "일찍 내면 죽을까봐 땅에 묻어둬"

박근혜 전 대통령
30일 오후 6시 30분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 공판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피고인석의 박 전 대통령은 공판 도중 가끔씩 이마에 손을 얹고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책상 위에 손바닥을 올리더니 그 위에 이마를 대고 엎드렸다.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은 하얗게 변했다.

깜짝 놀란 변호인단이 박 전 대통령의 상태를 확인한 뒤 재판 중단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잠시 뒤 일어서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 옆 피고인 대기실로 자리를 옮겼다. 일부 방청객은 검사석을 향해 "대통령님이 잘못되면 알아서 해"라고 고함을 질렀다.

몇 분 뒤 소란이 진정되자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김세윤 형사22부 부장판사가 "박근혜 피고인이 약간 몸이 좋지 않아 쉬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서 남은 증인 신문을 계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상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이 계속되며 피로가 쌓여 어지럼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12일부터 매주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週) 4회씩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은 오전 10시쯤 시작돼 통상 저녁에 끝난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때마다 피곤한 듯 목이나 허리 운동을 했다. 꾸벅 조는 모습도 보였다. 변호인단은 앞서 재판부에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도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서 "심신이 매우 지쳐 있다. 주 4회 재판은 무리"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는 최순실씨의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단계에서 작성한 조서 내용을 재판에서 반복해서 묻는데 재판 당사자의 신체(건강 상태)도 중요한 게 아니냐"고 했다.

이날 공판에선 검찰이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의 업무 수첩 2권을 공개했다. 박씨는 최순실씨의 측근이었다. 업무 수첩을 보면 '연구 용역-SK에서 진행' '가이드러너 학교 설립 제안 포스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박씨는 "지난해 1~10월 최씨가 SK·포스코 등에서 지원을 받으라고 지시해 적어둔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이경재 변호사는 "작년 11월부터 검찰 조사를 받아놓고선 왜 5개월이 지난 올 3월 말에야 수첩을 냈느냐. 나중에 꾸민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박씨는 "(최순실씨가) 어떤 힘을 가진 분인지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수첩을 내면 내가 죽을까봐 땅속에 묻어 숨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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